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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안에선 '쇄신' 밖에선 '혁신'…이재용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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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예상 임원급 인사도 대규모 세대교체 점쳐져…조직 쇄신

세트·DS·사업지원 부문에서 6명 승진…대규모 후임 인선 예상

이재용 부회장 미국 출장 이어 중동 출장 등 광폭 행보

헤럴드경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위해 6일 오후 서울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찾아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확인하는 한편 신사업 기회 등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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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삼성전자 사장단에 대한 파격적인 인사 개편을 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장단 인사를 통해 조직 내부로는 ‘쇄신’을 꾀하고, 밖으로는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 ‘혁신’의 기치를 내걸고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사장단 인사 이후 9일 실시될 것으로 알려진 임원급 인사에서도 대규모 승진과 발탁이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삼성전자에서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기남 부회장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승진한다.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맡고 있는 한종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세트 부문장도 겸직하게 된다.

삼성전기 대표이사인 경계현 사장이 삼성전자 DS부문장을 맡게 되는 등 SET사업, 반도체 사업의 부문장 세대교체가 단행되면서 뒤따르는 부사장급 이하 임원 인사 변동폭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회장이 ‘뉴삼성’을 강조하며 지난달 29일 발표한 인사제도 혁신안에서 30대 임원과 40대 최고경영자(CEO) 발탁이 가능하도록 하고, ‘부사장·전무’로 나뉘던 임원 직급을 ‘부사장’으로 전격 통합한 점 역시 후임 인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연공서열 타파’와 ‘글로벌 인재 양성’을 통해 위계질서 중심의 대기업 문화에서 탈피해 나이와 직급을 뛰어넘는 수평 지향적인 문화를 기반으로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려는 삼성의 의지가 이번 인사를 바탕으로 한 조직 쇄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연말을 앞두고 신사업 찾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전날에도 오후 10시께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나흘간의 아랍에미리트(UAE) 출장길에 올랐다. 이번 중동 출장 목적은 5G에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5G 통신장비를 개발, 생산하는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의 고위 임원도 동행한다. UAE는 무함마드 왕세제가 막대한 국가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강화에 나선 가운데 5G 통신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중동에서의 신사업 발굴도 빼놓을 수 없는 이 부회장의 과제다. 이 부회장은 석유 의존을 줄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중동 국가들의 요구사항에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9년 2월 UAE 아부다비에서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 5G 등 IT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같은 해 9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면담했다.

2019년 6월 이 부회장은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중동 지역 국가의 미래 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며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 기존 틀을 깨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두번째다. 지난 11월 이 부회장은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세계 최대 IT 기업 최고 경영진들과 만나 협력 관계를 다지고, 백악관을 방문해 반도체 공급망 재편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앞서 지난달 14일부터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을 통해 동부에서 서부를 횡단하며 바이오, 통신, 빅테크 등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약 3만㎞ 강행군 일정을 바삐 소화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바이오와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백악관 핵심 참모와 연방의회 의원들을 잇따라 면담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삼성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 경영진과 연쇄적으로 회동했고 이후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만나 반도체, 모바일은 물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메타버스 등 차세대 기술을 논의했다. 구글 본사를 방문해 순다르 피차이 CEO 등 경영진을 만나 시스템반도체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자율주행, 플랫폼 혁명 등 차세대 소프트웨어·정보통신기술(ICT) 혁신 분야의 공조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인 17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집행, 신규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건설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1등’을 향한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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