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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나라빚 걱정한다며…여야 없이 ‘지역구 챙기기 쪽지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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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안, 3조 증액… 여야 의원들 ‘너도나도’ 예산확보 홍보

윤호중 지역구 도로사업·권성동 예산도 100억 늘어

초과세수 덕 ‘눈먼 돈’ 특별교부세… 17억원 정찰제

헤럴드경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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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지난 3일 확정된 내년 정부 예산에 ‘쪽지 예산’이 과도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50조원이 넘는 초과세수 덕에 국회의원들은 ‘특별교부세 17억원’을 너도나도 챙겼다. 지역구 예산 늘리기엔 여야가 따로 없었다. 정부안에 없던 예산이 국회 심의과정에서 증액된 규모는 9400억원에 이른다. 초과세수가 국회의원들의 ‘쌈짓 돈’으로 전용된 셈이다.

7일 국회와 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최종 확정된 내년도 예산은 607조7000억원으로, 당초 정부안보다 3조3000억원 증액됐다. 감액 규모가 가장 큰 분야는 예비비로 당초 5조원에서 1조1000억원이 깎인 3조9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이외에도 국고채 이자 상환금액(7600억원)과 주택구입·전세자금 융자(3600억원) 등이 각각 감액됐다.

반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지난해 대비 4000억원이 증가한 28조원으로 책정됐다. 여야 지도부 의원들의 ‘증액’ 홍보도 이어졌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태릉~구리 광역도로 건설(38억원)을 편성했으며 박완주 정책위의장도 지역구 예산을 국회에서 186억원 증액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 김영진 의원도 광교~호매실 신분당선 연장(20억원) 등 35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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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출범식을 하루 앞둔 5일 오전 국민의힘 권성동 사무총장이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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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안에 없었던 가덕도 예산도 ‘가덕도신공항 건립 추진단 운영 사업’ 명목으로 2억5400만원이 추가됐다. 도로·철도 사업 7곳 도 각각 예산이 100억원씩 불어났다.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 지역구(강원 강릉)에 속하는 강릉~제진 철도 건설 사업도 포함됐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사업규모가 각각 달랐지만 증액 규모가 100억원으로 동일하다”며 “정치적 분배란 해석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올해엔 유난히 특별교부세(특교세) 확보를 홍보한 국회의원들이 많았다. 초과세수를 적절히 분배해 지방으로 내려보내야 한다는 규정 덕분이다. 특별교부세 확보 홍보는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김민석 의원(16억원), 이성만 의원(14억원) 특교세를 치적 삼았다. 어기구 의원은 특별교부세를 상반기(14억원) 하반기(17억원) 두차례나 받았다고 홍보했다.

맹성규 의원은 특교세로 22억원을, 한병도 의원은 21억원을 각각 확보했다고 알렸다. 윤재갑 의원(61억원), 김석기 의원(17억원), 민형배 의원(13억원), 홍기원 의원(17억원), 윤준병 의원(41억원), 조승래 의원(16억원), 하영제 의원(43억원), 이정문 의원(15억원) 등이다. 이외에도 위성곤, 이용호, 강기윤, 조해진, 임호선, 진선미, 강기윤, 송석준, 최춘식, 김도읍 의원들 역시 10억여원의 특별교부세를 예산으로 확보했다고 관련 자료를 냈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확정하면서 지방자치단체로 가는 교부세 5조2000억원과 각 지방 교육행정단체 몫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5조3000억원을 확정·교부했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지역 홍보용으로 알린 특별교부세는 내국세의 초과세수(5조1548억원)를 나눠 준 것인데, 이를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지역구 홍보용으로 활용한 셈이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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