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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안에선 ‘쇄신’, 밖에선 ‘혁신’…이재용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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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임원인사도 대규모…세대교체 점쳐져

美 이어 중동 출장…미래먹거리 광폭행보

헤럴드경제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위해 6일 오후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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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장단에 대한 파격적인 인사 개편을 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장단 인사를 통해 조직 내부로는 ‘쇄신’을 꾀하고, 밖으로는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 ‘혁신’의 기치 아래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 최근 미국출장을 다녀오며 언급한 ‘냉혹한 현실’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뉴 삼성’으로 이어질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사장단 인사 이후 9일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임원급 인사에서도 대규모 승진과 발탁이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뉴 삼성’을 강조하며 지난달 29일 발표한 인사제도 혁신안에서 30대 임원과 40대 최고경영자(CEO) 발탁이 가능하도록 하고, ‘부사장·전무’로 나뉘던 임원 직급을 ‘부사장’으로 전격 통합한 점 역시 후임 인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연공서열 타파’와 ‘글로벌 인재 양성’을 통해 위계질서 중심의 대기업문화에서 탈피해 나이와 직급을 뛰어넘는 수평지향적인 문화를 기반으로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려는 삼성의 의지가 이번 인사를 바탕으로 한 조직 쇄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연말을 앞두고 신사업 찾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전날에도 오후 10시께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나흘간의 아랍에미리트(UAE) 출장길에 올랐다. 이번 중동 출장 목적은 5G에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5G 통신장비를 개발, 생산하는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의 고위 임원도 동행한다. UAE는 모하메드 왕세제가 막대한 국가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강화에 나선 가운데 5G 통신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중동에서의 신사업 발굴도 빼놓을 수 없는 이 부회장의 과제다. 이 부회장은 석유 의존을 줄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중동 국가들의 요구사항에 큰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9년 2월 UAE 아부다비에서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 5G 등 IT 협력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같은 해 9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면담했다.

2019년 6월 이 부회장은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중동 지역 국가의 미래 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 강화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며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 기존 틀을 깨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두 번째다. 지난 11월 중순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을 통해 동부에서 서부를 횡단하며 바이오·통신·빅테크 등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약 3만㎞ 강행군 일정을 바삐 소화하기도 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세계 최대 IT기업 최고경영진과 만나 협력관계를 다지고, 백악관을 방문해 반도체 공급망 재편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시스템 반도체 1등’을 향한 도전이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집행, 신규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건설했는데 이번 신규 라인에는 5세대 이동통신(5G),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뉴 삼성’을 위해서는 파운드리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투자를 할 수 있어야 하고, 이 부회장의 행보와 첨단 사업 발굴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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