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탄' 메인포스터(왓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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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9일 개봉하는 프랑스 영화 '티탄', 외신을 비롯한 다수 매체는 이 작품을 두고 '파격적이며 기괴한, 괴물 같은 영화'라고 평가했다.
왓챠가 수입하고 왓챠/영화특별시SMC가 공동배급하는 '티탄'이라는 영화를 바라보는 평단과 매체의 극찬도 있지만,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일부 보인다.
중요한 점은 이 작품이 지난 여름 제74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것.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황금종려상 수상뒤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로는 사상 첫 작품상을 수상했으니, 영화 '티탄'도 나름의 의미와 시대정신, 빼어난 스토리텔링, 심지어 교훈도 있을 거라고 기대했을 터.
그런데도 '티탄'은 러닝타임 109분 동안 단 1도 계몽과 시대정신을 표출하지 않는다. 되려 이 영화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유니크한 현상을 재조립해 하나의 시뮬라르크로 표현하고 있다.
하물며 '티탄' 안에는 1960년대 재차 부활한 아방가르드(전위예술)의 흔적이 도드라져 있으며, 점차 비뚫어져 보이는 현세를 원래 비뚫어진 세상이라며 역설하고 있다.
'티탄' 알렉시아와 뱅상 컷(왓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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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단순하다. 다만 알렉시아와 뱅상, 두 주인공이 저지르는 파장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먼저 어렸을 때 교통사고로 머리에 티타늄을 덮고 사는 알렉시아(아가트 루셀). 그녀는 훗날 튜닝카 전시회에서 인기 스트리퍼로 살지만, 실상은 연쇄살인마로 악명이 높은 악녀.
극중 알렉시아와 만날 뱅상(뱅상 랭동)은 어떤가. 10년 전 사랑스러운 어린 아들을 잃어버린 뒤에는 틈만 나면 자기 몸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으며 근육이나 키우며 산다. 직업은 소방서 현장구조팀 캡틴. 동료, 후배들로부터 크나큰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
알렉시아, 뱅상.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각각이 지닌 집착과 광기가 너무나도 유사하다는 것. 부모와 자식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반대로 내면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한 상태. 겉만 멀쩡하다. 문제는 그것조차 관객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관점일 뿐. 주인공 시점에서 바라보자면, 이 둘을 바라보는 세상이 비정상이다.
감독 쥘리아 뒤쿠르노는 5년전 결벽증과 채식주의라는 주제와 간헐적인 전위 예술 장면을 쓸어담아 '로우'(2016)라는 작품으로 평단을 놀라게 만든 적이 있다.
오는 9일 개봉 예정인 '티탄'은 그녀의 전작 보다 더 진화한 느낌이다. 박찬욱 감독의 선언대로 '신인류의 탄생'일까.
'티탄' 스틸컷(왓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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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은 '티탄'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어 모은 '오징어 게임', '지옥' 시리즈 시청뒤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 관객이라면, 개봉예정작 '티탄'도 무리 없이 관람하고, 작게라도 박수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
우선 '티탄'은 비뚫어지고 병든 세상을 두 주인공의 성격적 결함을 통해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 그 결과, 영화는 세상을 향해 '과연 누가 괴물이고 누가 기괴하다는 것인가?'라는 다량의 패러독스가 뒤섞인 질문을 던진다.
그래. 괴물은 대체 누구일까? '티탄'에 나오는 연쇄살인범 알렉시아? 아니면 스테로이드인지, 마약인지 모를 주사를 매번 꽂으며 순간의 고통과 불우함을 잊어 보려는 뱅상?
솔선수범과 관록을 두루 갖춘 소방관 뱅상은 분명 하나의 생명이라도 건져보겠다며 매번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 들었던 인물.
문제는 뱅상의 건강한(?) 신체와 비교해 내면은 철저히 무너진 상태라는 것.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는 중이라고 봐도 무방한데 정작 본인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무기력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성과 동성을 오가는 양성애자라고 말하기도 힘든 알렉시아도 성격적 결함 투성이의 여성이다. 문제는 그것이 결함이라고 정의를 내린 존재는 그녀 자신이 아니라, 이 사회라는 것.
프랑스영화 '티탄'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이 거듭 중인 9일 국내 극장가에서 개봉한다.
영화 팬들에겐 더 할 나위 없는 훌륭한 작품이지만, 일반 관객들은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노출과 폭력 수위가 높고, 기이함이 가득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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