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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더니…어두워지고 있는 이상한 혜성[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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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근접한 레너드 혜성, 어두워지고 있는 중

분열됐거나 얼음 소진 등 원인 추측

아시아경제

레너드 혜성. 사진 출처=스페이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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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7만년 만에 지구를 다시 방문하고 있는 우주의 손님 '레너드 혜성(C/2021 AI)'이 괴이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적인 혜성들은 지구를 지나쳐 태양에 다가감에 따라 점점 밝아지는데, 레너드 혜성은 오히려 점점 밝기를 잃어가면서 어두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파편화되면서 소멸되고 있거나 빛을 반사하는 얼음이 녹아 버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0일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레너드 혜성은 올해 1월 3일 미 애리조나대 천문대에 의해 지구로 향하고 있는 것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올해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지구를 지나 태양을 향하면서 지상 관측이 가능하다. 특히 천문학자들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지구에 근접하는 이 혜성이 올해 관측되는 것 중 가장 밝은 빛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하고 있었다. 얼음과 먼지 가스 등으로 구성된 혜성은 자체적으로 빛을 내지는 않지만 태양으로 접근하면서 녹아 아름다운 빛과 긴 꼬리를 남긴다. 그러나 대부분의 혜성들은 태양의 빛에 가려져 일반 아마추어들이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하기는 어려울 정도의 희미한 흔적만 보이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레너드 혜성은 지구에 지척으로 다가오면서 이달 초 밝기가 더욱 밝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이달 4일 초승달 직후 달 빛이 사라지는 오전 5시30분쯤 무렵엔 지평선 바로 위 동쪽 하늘에서 쌍안경으로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었다. 또 지난 6일 일출 2시간 전에도 동쪽 하늘에서 11월초부터 눈에 띄게 길어지기 시작한 긴 먼지 꼬리를 가진 혜성을 볼 수 있을 예상됐다. 지구와 가장 거리가 가까울 때는 오는 12일 이며, 최대 밝기 등급은 최대 +4.3로 전망됐다. 빛공해가 없는 어두운 하늘에서 광학보조 장치가 없이도 볼 수 있을 만큼의 밝기다.

그러나 레너드 혜성은 현재 더욱 더 밝아지는 대신에 어두워지고 있다. 혜성이 소멸 단계에 접어들었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콴지 예 미 매릴랜드대 천문학 교수는 "레너드 혜성은 계속 밝아져야 하는 데 좋은 소식은 아니다"라면서 "뭔가 잘못됐다는 얘긴데 아직 이유는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레너드 혜성이 이미 분열됐거나 분열되기 시작했을 수 있고, 녹아서 태양을 향해 수증기를 내뿜어야 되는 얼음이 다 소진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7일 아침 관측했을 때 혜성의 형태는 괜찮아 보였지만 계속해서 어두워지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면서 "시간이 좀 더 흘러야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레너드 혜성은 지구로부터 약 5200억㎞ 떨어진 오르트 구름에서 온 것으로 분석된다. 오르트 구름은 태양계를 껍질처럼 둘러싸고 있는 가상의 천체집단인데, 수많은 얼음 천체들의 덩어리로 이뤄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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