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총량한도 내년엔 반토막
업권별 DSR 평균도 90%→65%
중금리 대출은 경쟁 갈수록 치열해
업계 "올해처럼 성장은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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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코로나19 국면에서 급성장한 저축은행 업계가 내년에는 고전을 면치 못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계대출 총량규제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는데다 상대적 우위에 서 있던 중금리 대출 시장마저 경쟁이 심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을 기반으로 하는 한 저축은행의 소매금융본부는 대표에게 다음 해 경영환경과 수익성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금융·규제 수준이 대폭 강화되는데 올해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나갈 뚜렷한 방안이 없다는 우려에서다.
저축은행 업권의 가계대출 총량 한도는 내년부터 업체별 10.8~14.8%로 줄어들 예정이다. 올해 총량 제한선이었던 21.1%의 절반 수준이다. 저축은행 대부분이 소비자금융시장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있는 만큼, 다른 수익보전 수단을 찾지 않으면 당기순이익 자체가 급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기업금융·중금리도 어려워…"올해처럼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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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금융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사실상 새롭게 진입해야 하는 시장인 만큼 애로사항이 많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우리는 소매금융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기업금융을 적극 확대한다고 하지만 심사역량이나 데이터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코로나19와 금리 인상기를 거치며 취약해진 중소기업이 많은데 영업을 위해 기업대출을 지나치게 늘리는 건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가장 현실성 있는 방안으로는 중금리 대출 확대가 꼽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인터넷은행 및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와의 경쟁이 이미 치열해서다. 금융당국이 최근 중금리 대출에 한해 인센티브를 부여하거나 총량규제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중은행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 최고금리 인하와 중금리 대출기준 하향조치로 예전만큼의 이익을 거두기 어려워졌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금리는 높아지는데, 중금리 대출시장에서는 금리를 낮게 유지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DSR 규제강화도 문제다. 내년 1월부터 2금융권의 평균 DSR은 60%에서 50%로 줄어든다. 저축은행 업권은 기준이 90%에서 65%로 조정된다. 고객 1명에게 빌려줄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와 똑같은 수익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고객을 끌어와야 하지만 규제환경 상 불가능에 가까워 경영환경을 어둡게 보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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