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내년 상반기 450명 뽑아
꽉 막혔던 은행 채용시장 숨통 트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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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디지털 전환과 코로나19 영향으로 꽉 막혔던 은행 채용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이 주요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내년도 대규모 공개채용을 확정 지음에 따라 최근 수시채용만을 늘려왔던 은행권이 다시금 ‘공채문(門)’을 넓힐지 주목된다. 다만 농협은행의 경우 타 시중은행과 다른 ‘특수성’을 가진 터라 채용 확산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이달 14일 ‘2022년 상반기 6급 신입직원 조기채용’ 공고를 낸다. 다음 달 중순 필기시험과 2월 면접 전형 등을 거쳐 3월 중순에는 일선 영업점 배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본지 12일 보도 [단독]농협은행, 내년 상반기 450명 뽑는다…역대 최대 규모 참고)
채용은 일반직 420명, IT 30명 등 총 450명 규모로 진행된다. 이는 올해 연간 채용인원 470명과 맞먹는 규모로 2012년 농협은행이 출범한 이후 최대 인원이다. 일반 분야의 경우 광역시·도 단위로 구분해 마케팅 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발할 예정이다. 기업금융(RM) 및 자산관리(WM)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당 역량을 집중적으로 검증하고 대폭 우대할 예정이다. IT분야의 경우 디지털 자격증 보유자, ‘삼성 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 이수자 등을 우대하고, 온라인 코딩 시험을 통해 프로그래밍 역량 등을 검증한다. 모든 채용은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은행권 전체로 봐도 ‘역대급 채용’이란 평가다. 농협은행은 내년 상반기에만 5대 시중은행의 올해 전체 신입직원 채용 규모(1000여명)의 절반 가까이를 뽑는 셈이다.
농협은행이 대규모 채용으로 포문을 열면서 최근 몇년 간 침체됐던 은행권 채용시장도 어느 정도 활기를 띨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하반기 공채를 진행하지 않았던 일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내년에는 상당한 규모의 채용이 진행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줄곧 ‘청년 일자리 창출’을 압박하는 점도 영향을 줄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 신용보증기금과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주요 국책은행들은 올해 채용 규모를 예년보다 대폭 상향해 실시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만큼 채용 등에서 시중은행의 공적 역할 중요성이 강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농협은행과 달리 주요 시중은행들이 예년처럼 대규모 공채로 돌아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농촌 지역 금융 접근성을 감안해 덩치를 쉽게 줄이지 못하는 농협은행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특히 영업점 통·폐합 속도도 워낙 빠르고 내부적으로 디지털 전환과 관련한 인력 수요가 농협은행에 비해 훨씬 커 이 같은 대규모 채용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화 영향으로 공채보다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추세"라며 "농협은행의 경우는 넓은 대면채널의 특수성 때문에 아직 대규모 공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이 채용 방식을 두고 고민을 이어가는 가운데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업계는 공격적인 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기존 연봉에 1.5배를 제안하는가 하면 수억원 규모의 인센티브 등 파격적 조건을 내걸고 우수 인재 확보에 적극적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금융이 점차 확산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이들에 대한 금융사들의 수요도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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