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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먹통 논란’ 준비 안 된 방역 패스…자영업자도 손님도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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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 등 디지털 소외 계층 고려하지 못한 조처라는 비판도

세계일보

13일 서울시내의 한 식당에서 손님이 접종증명 발급 오류 화면을 보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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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적용 첫날인 13일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혼란이 이어졌다. 특히 사람들이 몰리는 점심시간 방역패스 앱이 오류가 나 큰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뉴스1에 따르면 오후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하자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후 8시쯤 "방역패스 시스템 과부화로 시설 이용에 불편을 드렸다. 오늘은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음을 알려드린다"고 말을 바꿨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단체대화방에는 "쿠브 앱 서버가 또 터졌다. 준비를 해놓고 하던가 서버 터지는데 뭘 검사 하라는 거냐"라고 항의하거나 "약 4시간후부터 14일인데 4시간만에 서버가 정상화 되나"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노년층 등 디지털 소외 계층을 고려하지 못한 조처라는 비판도 나온다.

65세 이상 고령층이 주고객이라 주로 안심콜과 수기 명부만을 이용해왔다는 중구 다동의 곰탕집 주인 유모씨(60대)는 "나이 든 분들은 QR코드 자체를 어려워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매출도 안 좋은데 백신패스까지 하라고 하니 장사하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종각역 인근 카페에서는 50대 남성 2명이 '쿠브에서 발급받은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만 가능하다는 직원의 설명에 '백신을 맞았는데 왜 못 믿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방역패스는 차치하고 매출이 급락한 것이 문제라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이날 오후 식당 앞에 나와있던 추어탕집 주인 C씨(50대)는 "지금 홀 전체에 손님이 2명인데 무슨 혼란이냐"며 "코로나19 탓에 손님이 없어 방역패스로 어려움을 겪을 일도 없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오는 14일부터 식당·카페·학원·영화관·공연장·독서실·PC방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때 반드시 백신 접종 완료일로부터 2주가 지났다는 증명서나 PCR 음성확인서 등을 제시해야 한다.

미접종자들의 꼼수도 등장했다. 네이버 지식인에는 "2차를 맞은지 얼마 안됐는데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하루만 친구 네이버로 로그인해서 방역패스 다녀도 안 걸릴까요?"라는 질문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어차피 안 걸린다. 저도 친구 것으로 한 달 동안 잘 사용하고 있다"는 답변이 달렸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백신 끝까지 맞지 않고 지인 QR 도용해서 다니겠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용자는 방역수칙을 위반할 때마다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업주는 1차 위반 시 150만원, 2차 위반 때부터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해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손님은 벌금 10만원만 내겠지만 저희는 150만원부터인데 다 맞았다고 우기는 분들이 있어 참 힘들다" "손님이 거짓말하고 몰래 들어오면 업주는 잘못한 게 없어도 영업정지에 벌금"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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