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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대구 부산 울산 집값 꺾이자…'조정대상지역' 풀어달라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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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울산 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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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에 직면한 지역을 중심으로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집값 과열을 막고자 도입한 제도인 만큼 집값이 하락 국면으로 접어든 현시점에선 해제하는 게 맞는다는 논리다. 국토교통부는 "다음번 열리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16일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울산 중)은 "최근 울산 남구와 중구의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국토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울산 지역 부동산 등락폭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역 경기가 얼어붙어 있는데 부동산 규제까지 겹쳐 어려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12월 둘째주(12월 13일) 울산 중구와 남구의 아파트값은 각각 0.02%, 0.01% 늘어나 사실상 상승세가 꺾였다. 조정대상지역은 집값과 청약 경쟁률 등이 과열된 경우 지정하는데, 울산은 그런 상황이 아니란 것이 박 의원 측 설명이다. 이에 앞서 울산 중구청은 지난 8월 울산시에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국토부에 건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당시 울산시는 "아직 주택 가격 안정화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중구청의 요청을 거절했다. 이후 울산의 부동산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지역구 의원까지 나선 셈이다.

대구시도 최근 동구에 대한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국토부에 요청했다. 대구 동구 내 미분양 주택 수가 늘어나는 추세인 데다 거래도 이뤄지지 않아 지역 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 집계에 따르면 대구 동구의 미분양 주택 수는 지난 7월 747가구에서 10월 1239가구로 3개월 새 급등했다. 대구 동구의 아파트값은 12월 둘째주 0.07% 하락해 12월 첫째주 0.03% 떨어진 데 이어 하락세를 보였다. 대구 전체 아파트값 역시 0.03% 내리며 5주 연속 하락했다.

아파트값 조정이 시작된 경기도 내 지방자치단체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동두천시는 지난달 말 국토부에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요청했다. 동두천의 아파트 실거래가는 직전 거래가에 비해 10% 이상 내리는 등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동두천에서 가격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9월 21일 0.04% 내린 이후 약 1년2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지자체가 건의한 지정 해제 안건은 다음번 열리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답했다. 위원회 개최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통상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6월과 12월에 열렸던 전례로 보아 이달 말 울산·대구 등의 조정대상지역 해제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토부가 지정을 해제할지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집값이 조정받기 시작한 대구와 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는 부산·울산 등을 중심으로 조정대상지역 해제 목소리가 거세질 것"이라며 "해제를 고려할 타이밍이 왔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지방에 미분양 아파트가 생기는 것은 건설사가 분양되기 어려운 지역에 무리하게 집을 공급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미분양 증가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아닌 입지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내년에도 집값이 강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선 섣불리 해제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며 "자칫 지역의 매수세가 해제 지역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정대상지역은 주택 가격, 청약 경쟁률, 분양권 전매량, 주택 보급률 등을 고려해 시장이 과열됐다고 판단되는 지역에 대해 국토부 장관이 지정한다. 2016년 11월 서울과 수도권 일부가 처음 지정된 이후 2020년 6월 청주 등이 포함됐고 같은 해 11월 김포와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등이 추가로 지정됐다.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50%로 제한받는다. 9억원을 넘는 주택이나 투기과열지구는 이 비율이 30%로 떨어진다. 다주택자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고, 실거주하지 않으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중도금 대출 요건도 제한을 받는다. 세금 규제도 뒤따른다. 조정대상지역의 2주택 가구는 일반세율의 20%가, 3주택 가구는 30%가 추가 과세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에서 배제되며 분양권 전매 시에는 양도차익에 상관없이 55% 세율이 적용된다.

[김동은 기자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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