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사무실 복귀를 무기한 연기했고, 활기를 찾는 듯했던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가는 다시 문을 닫고 있다. 미 보건당국은 내년 1월쯤 오미크론과 델타 변이,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삼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미국 뉴욕 코로나19 검사소 앞/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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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확진 급증…2주 새 40%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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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2만1188명으로, 2주 전보다 40% 증가했다. 오미크론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되기 전인 지난달 초와 비교했을 때는 7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확진자가 늘면서 입원 환자와 사망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하루 평균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2주 전과 비교해 21% 증가한 6만8079명, 사망자는 34% 늘어난 1302명으로 집계됐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초기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중심지였던 뉴욕의 상황은 심상치 않다. 뉴욕주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 2주간 60% 가까이 증가했다. 매일 평균 1만600건 이상의 감염 사례가 확인됐으며, 이는 다른 어떤 주보다도 큰 규모라고 NYT는 설명했다. 뉴욕시의 경우 코로나19 검사 양성률이 지난 16일 3.9%에서 사흘 뒤인 19일 7.8%로 두 배 늘었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오미크론이 뉴욕시 전체에 퍼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늘면서 몇 주 전만 해도 매장에 쌓여있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는 동이 났다. 코로나19 검사소의 줄도 지난해 1·2차 대유행 때만큼 길어졌다. 이날 브루클린 한 검사소를 찾은 엠마 클리핑거(36)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부스터샷(추가 접종)까지 맞는데도 불구하고 (백신 출시 전인) 작년 겨울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의 일부 식당들은 직원이 감염된 후 대체 인력을 찾지 못해 영업을 못하고 있다.
뉴욕시는 코로나19 검사소와 검사량을 늘리는 한편 시민들에게 부스터샷을 맞도록 독려하고 있다. 시 통계에 따르면 뉴욕시 성인의 약 22%만이 추가 접종을 받은 상태다. 드 블라지오 시장은 "지금 바로 백신을 맞아야 하고 추가 접종도 해야 한다"며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곧장 검사를 받으러 가라. 현재 긴급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16잃(현지시간)브로드웨이 극장에 뮤지컬 '해밀턴' 공연 취소 소식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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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에 움츠러드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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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포감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인 구글과 애플은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애초 구글과 애플의 사무실 복귀 시점은 각각 내년 1월10일, 2월1일로 예정돼 있었다.
대학들은 수업과 시험 등을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코넬대는 학생과 교직원 97%가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쳤음에도 확진자가 급증하자 운동 경기를 포함한 모든 캠퍼스 활동은 전면 취소하고 도서관도 폐쇄했다. 기말고사도 비대면으로 진행하기로 발표했다. 프린스턴대도 마찬가지로 기말시험을 비대면으로 치른다. 드폴대는 내년 1월 3~15일 겨울학기를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1년 반 동안 문을 닫았다가 재개장한 브로드웨이 극장들의 공연도 속속 취소되고 있다. 관객들을 다시 맞이하기 시작한 지 불과 3개월 만이다. 브로드웨이는 관객과 출연진에게 백신 접종 및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지만, 확진 사례는 이어졌다. 뮤지컬 '해밀턴', 연극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등은 출연진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공연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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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독감·오미크론…겨울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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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아직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건당국은 전파력 강한 오미크론의 대유행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이르면 내년 1월쯤 오미크론 감염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최근 뉴욕과 뉴저지 등 일부 지역에서 오미크론 감염이 전체 사례의 13%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역 오미크론 감염자는 일주일 전보다 7배 늘었다. CDC는 "델타 변이의 위력이 계속 남아있는 상태에서 독감 환자 수가 정점을 찍는 겨울에 오미크론이 확산할 위험이 있다"며 "백신 접종률이 낮은 곳은 황폐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CDC는 또 초기 연구 결과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전염력이 높고 이틀마다 감염자가 2배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오미크론이 확산하는 속도를 보면 미국에서도 확실히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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