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ASA가 공개한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 제원
▲내년에 발사되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사진제공=NASA/Northrop Grumm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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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135억년전 태초의 우주가 생성된 비밀을 엿보기 위한 '타임머신',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이 오는 24일 오전7시20분쯤(미국 동부시간) 프랑스령 기아나 쿠오루 우주센터에서 발사된다. 우주 과학계에선 허블보다 훨씬 정밀하고 고해상도의 천문 영상을 전송해줄 웹 망원경에 대한 기대가 크다. 미 항공우주국(NASA)가 공개한 웹 망원경에 대한 속살을 들여다 보자.
◇ 우주 탄생의 비밀 엿보는 '타임머신'
웹 망원경은 허블, 스피처 우주망원경의 뒤를 이어 인류의 우주 관측의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개발에만 약 100억달러가 투입됐고, 유지 관리에도 8억달러가 들어가는 등 총 110억달러가 투입된 웹 망원경은 허블 망원경보다 10~100배 가량의 해상도ㆍ민감도로 우주에서 쏟아지고 있는 근적외선ㆍ중적외선 파장을 포착할 수 있다. 138억년전 빅뱅이 시작된 후 지구에서 멀어져가고 있는 '우주의 끝'에서 도달한 적외선도 관측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천문학자들은 웹 망원경이 우주 관측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허블 망원경이 600km 궤도에 머물렀다면 웹 망원경은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L2 지점, 즉 150만km 궤도에 머무른다. 태양을 따라 회전하면서 연료 소모 없이 먼 우주를 관측하기 훨씬 수월한 위치다. 단 지구에서 너무 멀어 허블 망원경처럼 고장나더라도 우주왕복선을 보내 수리하거나 회수하기가 힘들다. 다만 지구에서 원거리 작동이 가능하며, NASA는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스페이스십 또는 자체 개발 중인 SLS 등 초대형 로켓들이 완성될 경우 수리ㆍ회수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NASA는 우주의 암흑기(Dark Age)가 끝난 순간, 즉 138억년전 우주 대폭발(빅뱅) 직후 2억년이 지난 초기 우주의 별들이 보내온 적외선 파장을 관측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인류가 우주의 끝을 관측하는 첫 번째 망원경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외계행성, 외계 태양계의 초기 행성계 원반 및 먼지 원반등을 자세히 관측할 수 있어 태양계 생성의 비밀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NASA는 "혁신적인 기술로 태양계 내부에서부터 관측 가능한 초기 우주의 가장 먼 은하계들까지 우주 역사의 모든 단계를 탐험할 수 있다"며 "인류가 우주의 기원과 그 안에서의 우리의 위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롭고 예상하지 못한 발견들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극저온 실험을 앞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존슨우주센터에 우뚝 서 있다.[사진제공=NA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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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첨단·초대형 '종이접기'식 망원경
웹 망원경은 반사경의 크기가 직경 6.5m에 넓이가 25㎡에 달하는 초대형 망원경이다. 육각형 거울 18개가 벌집 모양으로 조립된 형태다. 허블 망원경의 집광판보다 7배 이상 더 크고 15배 이상 시야가 넓다. 또 테니스장 하나 크기의 다이아몬드 모양의 태양 가림막(Sunshield)도 갖추고 있다. 반면 무게는 허블 망원경의 절반 밖에 안 되는 0.65t에 불과하다. 관측 가능한 적외선 파장 범위는 0.6~28.5microns 이며, 광학해상도는 약 0.1arc/seconds다. 무게는 대형버스 1대 가량인 약 6.21t(1만3700파운드) 정도다.
NASA는 이처럼 초대형 크기의 웹 망원경을 비좁은 아리안 5 로켓 화물칸(payload)에 적재하기 위해 절반으로 접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웹 망원경에는 또 최첨단 장비들이 장착됐다. NASA 개발자들은 가장 희미한 적외선 빛까지 잡아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웹 망원경을 극저온 상태로 유지해야 했다. 이를 위해 대형 초고감도 적외선 감지기, 수백개의 물체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도록 수천개의 작은 창을 단 '마이크로 셧터', 태양의 빛과 열기를 막기 위한 극저온 냉방장치, 테니스장 1개 크기의 5겹으로 된 태양 가림막(sunshield), 초저전력 컴퓨터 등이 웹 망원경을 위해 개발돼 장착됐다. 이 과정에서 NASA 엔지니어들은 초고정밀 거울 가공을 위해 개발한 맵핑 기술은 안과 의사들의 보다 정밀한 안구 수술을 위한 기술로 활용되기도 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에는 18개의 거울이 장착된다.[사진제공=NA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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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웹은 누구?
NASA는 1960년대 캐네디 대통령 시절 NASA 제2대 국장을 역임했던 제임스 웹의 이름을 차세대 우주망원경의 명칭으로 선택했다. 원래 기업의 예산 전문가였던 웹은 옛 소련의 '스푸트니크 쇼크'에 미국 전체가 놀랐던 시절 캐네디 대통령에 의해 NASA 국장에 임명된 후 아폴로 계획을 입안해 성공의 발판을 다진 인물로 꼽힌다. NASA는 1996년부터 차세대 우주 망원경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002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라는 이름을 최종 확정했다. 미국과 유럽 우주국, 캐나다 우주국 등이 협업한 웹 망원경은,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었고 다섯번이나 고장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위대한 업적'을 남긴 허블 망원경을 계승한다. 1990년 발사된 허블 망원경은 '골칫덩어리' 별명에도 불구하고 우주의 나이를 10%안팎의 오차로 계산할 수 있는가 하면 우주를 이루는 '암흑물질'의 존재를 알아 내는 등 뛰어난 과학적 성취를 남겼다. 발사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업그레이드를 통해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웹 망원경도 설계 수명은 5년, 기대 수명은 10년이지만, 앞으로 수십년간 작동하면서 인류에게 우주의 신비함과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들을 전해 줄 예정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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