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서 다이어트 |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새해가 다가 오고 있다. 다이어트는 새해를 맞아 10명 중 9명이 계획을 하지만 대부분이 실패를 하고 마는 ‘숙원’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 자신의 몸과 운동, 영양소 등에 대한 충분히 숙지한다면 희박한 승률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다. ‘과학적 다이어트’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왜 살이 찔까
‘불균형’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운동과 식이의 불균형, 즉 활동한 것보다 많이 먹으면 당연히 체내에 영양분이 지방 형태로 축적될 수밖에 없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수면 부족도 불균형의 대표적 사례로 비만의 원인이 된다. 특히 인류는 원시시대부터 부족한 식량 때문에 타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있을 때 먹어 두는’ 본능이 유전자 깊숙이 새겨져 있다.
식량이 풍부해지기 시작한 1970년대엔 설탕이 비만의 주범으로 꼽혔다. 이후엔 지방이 비만의 주원인이라는 인식이 확산돼 서구에선 채식 열풍이 불었다. 2000년대엔 대규모 사례 조사 결과 탄수화물의 섭취량이 증가하면서 비만·당뇨병의 유병률이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황제다이어트’ 등 이른바 저탄고지(저탄수화물·고지방 식품 섭취) 다이어트가 유행했다.
최근 들어선 첨가물이 많이 들어 있는 가공 식품이 비만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람이 곡류 등을 통해 흡수한 탄수화물의 경우 복합당이어서 소화 흡수에 시간이 걸리는 반면 패스트푸드나 밀가루 등 가공 식품에 들어 있는 단순당은 소화 흡수는 물론 지방으로 축적되는 시간도 매우 빨라 미처 운동으로 태워 버리기 전에 체지방화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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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는 없다
비만 치료에 아직까지 특별한 비결은 없다. 소화 흡수된 칼로리 이상의 운동을 통해 체중을 줄이거나, 고도의 비만 환자의 경우 약물과 수술 요법을 병행하는 방법뿐이다. 이 중에서도 운동은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현대인의 가장 큰 숙제다. 운동전문가들은 기초대사량을 높이고,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통해 에너지 소비량을 늘리는 한편 운동 후에도 초과 산소 소비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효과적으로 비만을 치료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몸무게와 근육량, 체지방량 등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체크한 후 그에 맞는 운동 강도와 운동법을 선택하는 게 좋다.
또 식이 조절을 위해 음식의 칼로리를 정확히 계산해서 식단 관리를 해야 한다. 최근에는 고강도 인터벌 유산소 운동, 즉 HITT 운동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짧은 시간에 고강도의 운동을 인터벌과 함께 수십 회 반복하면 체지방 연소 효과가 크다. 예컨대 집에 있는 스피너를 활용해 30초간 전력질주한 후 1분간 천천히 타는 것을 약 10~15회 정도 하면 20분 운동으로 1시간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유행하는 ‘극단적’ 선택
최근 들어 카니보어(완전 육식)나 비건(완전 채식) 등 한 종류의 식품만 장기간 섭취하는 방식의 다이어트들이 유행하고 있다. 20년 전 황제다이어트가 되돌아 온 카니보어는 일부 방송·저서들에 의해 식물성 식품들을 먹고 두통·설사·소화불량에 시달리고 반복된 요요 효과에 울던 이들이 육식만 하게 된 후 포만감을 느끼고 전체적인 식사량도 줄면서 만족할 만한 다이어트를 하게 된다고 소개되고 있다. 단 단백질·지방 외에 미네랄·비타민 성분이 충분히 들어 있는 간·비장·뇌·골수 등을 함께 섭취해야 한다고 권한다. 이 식단을 주장하는 이들은 식물성 식품에 포함돼 있는 렉산 성분과 아미노산 등이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식품의 섬유질이 대장 내에서 ‘좋은 세균’들과 반응해 유익한 성분을 만들어 낸다는 것에 대해선 "신화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반면 비건 식단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세계 50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비건 식단파들은 잔인한 도축과 비위생적인 동물 사육, 온실가스 배출 등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고, 식물류 식품만으로도 일부 비타민을 제외한 단백질 등 모든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있다고 반박한다. 육식만 할 경우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이 과다하게 축적돼 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폭염으로 채솟값이 급등하고 있는 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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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해답은 ‘골고루’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여전히 대세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등 세 가지를 골고루 먹는 한편 무기질, 비타민, 수분 등 에너지 대사를 돕는 영양소도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백질도 동물성은 물론 식물성 단백질도 먹어야 하고, 채소들도 5가지 색깔별로 섭취하는 게 좋다.
정민유 한국식품연구원 맞춤형식이연구단 선임연구원은 "극단적으로 특정 영양소의 섭취를 제한하거나 과하게 오래 섭취해 영양균형을 잃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일시적으로 살이 빠질 수는 있지만 원래 대로 돌아가기 쉽고 특히 저탄고지 식사는 혈액이나 조직에 케톤체의 다량 축적을 유발해 단백질 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체중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종류와 강도, 빈도, 지속시간을 고려한 적절한 운동과 함께 영양 균형이 잡히면서도 적절히 제한된 칼로리 섭취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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