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기 이어 김문기 1처장도 숨진 채 발견…與 "공정한 수사" 원론적 입장
국민의힘 "대장동 특검만이 죽음의 행렬 멈출 수 있어"…安도 특검 촉구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30분쯤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서 김씨가 숨져 있는 것을 공사 직원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김 처장은 올해 초까지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인물이다. 21일 오후 김 처장이 발견된 경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 사무실로 구급용 이동 침대가 들어가고 있다. 2021.12.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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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2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숨진 채 발견된 것에 대해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며 말을 아꼈다.
반면 국민의힘 등 범야권은 이재명 대선 후보를 겨냥한 '대장동 특검'이 불가피하다면서 파상공세를 펼쳤다.
고용진 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단 공지를 통해 "김문기 전 처장의 명복을 빈다. 형언할 수 없는 큰 고통을 겪고 계실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는 공식 입장문을 냈다.
이어 "더 이상 소중한 목숨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 또한 진실규명을 방해하는 일도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수사기관의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대장동 의혹 수사를 받던 핵심 인사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10일 대장동 개발 관련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도 숨진 채 발견됐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유동규(구속기소) 전 공사 기획본부장에 이은 공사 내 2인자라는 뜻의 '유투'로 불린 핵심 인사였다.
이재명 후보는 김 처장 사망에 대해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한 체 대장동 특검과 관련해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요청했다. 실체를 명확히 밝히고 상응하는 책임을 부담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만 밝혔다.
이 후보는 유한기 전 본부장이 숨진 채 발견된 당시엔 소식이 알려진 당일 오전 "비통한 심정이다. 명복을 빈다.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조속히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냈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엉뚱한 데를 자꾸 건드려 이런 참혹한 결과를 만들어내냐는 아쉬움이 있다"며 검찰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과학기술혁신 부총리제 도입, 인공지능 등 국가전략기술 중점 투자 등을 담은 과학기술 7대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1.12.2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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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처장의 죽음과 관련해 "검찰이 꼬리 자르기 수사로 미적대는 사이 대장동 몸통의 실체를 밝혀줄 핵심 인사들이 속속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대장동 특검만이 안타까운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있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진태 전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왜 꼭 중요한 사람들이 사라질까? 이제 진실을 말해줄 사람이 거의 안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와 정진상을 조사해서 밝혀야 하는데 검찰이 조사를 안하고 뭉개고 있으니 애꿎은 사람이 자꾸 죽어나간다"며 "누가 또 불행한 일을 당할지 모른다. 이래서 당장 특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구두 논평을 통해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을 만든 대장동 실무진들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비극에 대해, 설계자라던 이재명 후보의 책임 있는 입장을 기다린다"며 "특검 요청이 진심이라면 핑계만 수북했던 협상에 지금이라도 착수할 것을 '이재명의 민주당'에 지시해달라"고 요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긴급성명을 통해 이 후보와 윤석열 대선 후보 모두에 대한 쌍특검을 촉구했다.
안 후보는 "깃털에 불과한 그들이 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는지, 어쩌면 누구에겐가 죽음을 강요받았는지는 몸통인 그분만이 알 것"이라며 "몸통은 놔두고 깃털만 잡는 검찰의 여당 눈높이 맞춤 수사가 이런 비극을 초래했다. 특검 수사로 죽음의 행렬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 또한 입장문에서 '대장동 특검'을 촉구하는 한편 이재명 후보를 향해 "대선 후보로서 행동을 멈추고, 죽음 앞에 책임지시라. 대통령이 뭐라고 하늘 같은 사람 목숨이 둘씩이나 희생돼야 하나"고 비판했다.
한편 김문기 처장은 전날(21일) 오후 8시30분쯤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 내 자신의 집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극단적인 선택으로 추정된다.
김 처장은 올해 초까지 대장동 개발 실무 책임을 맡았으며 특혜 의혹 핵심으로 구속기소된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공사 공모사업 지침서와 사업협약서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은 배경을 두고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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