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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자영업자 수수료율 인하 효과 ‘글쎄’ … 당정 포퓰리즘 논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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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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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이 가맹점 카드수수료를 한 차례 더 낮추기로 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연매출 10억원 이하 가맹점의 경우 신용카드 등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부가가치세액에서 공제받고 있어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 부담은 현재도 사실상 마이너스이기 때문이다. 이미 카드수수료율이 자영업자들의 '한계 효용'에 달한 만큼, 손실보상 제도 등 다른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대선 때마다 자영업자 표심을 잡기 급급한 정부 주도의 카드수수료 책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에 따라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신용·체크카드 수수료 납부액은 연간 57만5000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연매출 3억~5억원의 중소 가맹점의 경우 연간 75만원의 부담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연매출 5억~10억원은 95만원, 연매출 10억~30억 가맹점의 경우 195만원의 부담이 경감된다. 이에 더해 연매출 10억원 이하 가맹점들의 경우 신용카드 매출액의 1.3%를 매출 세액에서 빼주는 세액공제까지 적용하면 약 92%에 달하는 가맹점의 카드수수료 실질 부담은 마이너스에 가까운 상황이다. 실제로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이 0.5%로 낮아진 데 더해 세액공제(1.3%)까지 합치면 실질 수수료율은 –0.8%인 셈이다.

금융당국은 신용카드 매출세액 공제를 고려해 연간 실질 카드수수료 부담을 분석한 결과, 연매출이 2~3억원이며, 카드매출이 2억원(신용카드 1억5000만원, 체크카드 5000만원)인 가맹점의 실질이익은 172만5000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매출 5억~20억원이고 카드매출이 7억원(신용카드 5억원, 체크카드 2억원)인 가맹점의 경우 실질 이익이 연 85만원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미 카드 수수료율이 충분히 낮아져 신용카드 매출세액 공제를 포함한 실제 부담이 플러스(수익)인 상황에서, 100만원가량의 부담 감소가 소상공인의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한계 효용에 달한 카드 수수료율 체계를 지속해서 손보기보다는 소상공인 부담을 완화하는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인 게 '간편결제 플랫폼' 수수료 개편이다.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인 빅테크 기업들은 카드사와 달리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적용받지 않아 아무런 제한 없이 자체적으로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빅테크 기업의 영세가맹점 수수료는 카드수수료 대비 2~3배가량 높은 실정이다.

정부 주도의 카드수수료 개편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대선 때마다 카드수수료율이 자영업자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적 의도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시장 자율에 따라 가격이 결정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액공제까지 포함하면 영세가맹점들의 실질 수수료율은 이미 플러스인 상황이라, 이번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이 가맹점의 경영 부담을 줄여주는 데 기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3년 주기로 카드수수료 산정 체계를 지속해서 손질하기 보다는, 정부의 시장(수수료) 개입을 멈춰고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봄 기자 spri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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