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2022전망] 집권 10년 김정은, 코로나 봉쇄 풀고 대화 나오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자력갱생만으론 경제난 타개에 한계…북중 국경개방 시기 주목

코로나 주시하며 일단 내치 집중할 듯…국방력 강화 매진·미국과 기싸움은 계속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1년 12월 4∼5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제8차 군사교육일꾼(간부)대회를 주재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10년 집권을 통해 권력 기반을 공고히 다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2022년은 새로운 10년 청사진을 자기 뜻대로 그릴 기회지만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의 제재 포위망은 느슨해질 기미가 없고, 내년 5월에는 남한에 새 정부가 들어서 어떤 대북정책을 펼지 불투명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에도 신음하던 북한 경제는 국경 봉쇄 장기화로 갈수록 피폐해지고 자력갱생만으로는 회생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은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5개년 국가경제발전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현재로선 주민에게 헌신을 강요할 뿐 실효성 있는 방안을 담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통일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입이 이미 많이 감소한 작년과 비교해도 올해 수출(9월 기준)은 23.4%, 수입은 68.9% 감소했다. 이런 추세는 국경 봉쇄가 유지되는 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북한 경제의 숨통 역할을 해온 중국과의 교역 회복이 관건이지만, 철도 운행 등 육로 무역 재개는 지연되고 있다. 잠잠해질 기미가 없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하면 설사 국경을 개방하더라도 극히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

북한, 오미크론 확산에 빈틈없는 방역 당부
북한 여성이 건물을 소독하는 모습으로 조선중앙TV가 2021년 12월 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외부와 교류에 필수적인 백신 접종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북한은 백신 공급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지원마저 거부했다. 백신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어차피 전 국민을 접종하기에 충분한 양이 아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대북제재와 보건위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최대한 그럭저럭 버티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북한은 경제 악화 등에 따른 주민 동요를 막기 위해 내부 결속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 110주년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광명성절) 80주년 등 주요 정치적 기념일이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는 만큼 핵 탑재 가능 전략무기를 앞세운 군사 퍼레이드(열병식) 등 이벤트로 결집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부쩍 늘어난 김정은 우상화 작업도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수령 반열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은 선대의 후광에서 벗어나고자 '김일성·김정일주의'를 대체할 자신만의 혁명사상을 완성하고 자신에 대한 절대 충성을 계속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핵심 국가정책인 국방력 강화에는 자원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력은 김정은 정권이 내세울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성과로 8차 당대회에서 국방계획 목표로 제시한 핵무기 소형화와 전술무기화, 초대형 핵탄두 생산,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활공체·HGV) 개발 등을 전쟁 억지라는 명분으로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북한이 2021년 10월 19일 시험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의 새해 대외 행보는 무엇보다 코로나19 상황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많다.

방역 역량이 취약한 북한에 코로나19는 미국보다 더 큰 체제 위협 요인으로, 지금처럼 변이 확산이 계속되면 내년에도 작년과 올해처럼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방역 등 내부 문제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협상하려면 사람이 오가야 하지만, 바이러스가 묻어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국제기구의 지원물자도 받지 않는 북한이 확실한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 협상을 위해 위험을 감수할지 불투명하다.

따라서 내년에도 미국과 본격적인 대화에 나서기보다는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하며 일단 내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더라도 북미 대화가 원만하게 진행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북한은 미국과 대화 조건으로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먼저 제재를 완화하라는 얘기나 마찬가지여서 미국이 응하기 어렵다. 오히려 미국은 지난 10일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새 대북 제재를 발표했다.

북한이 그간 여러 차례의 단거리 미사일 도발에 미국이 꿈쩍하지 않은 만큼 이번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같은 충격 요법으로 판을 흔들려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어려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제재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고강도 도발을 택하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지적도 많다.

남측과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진다 해도 전례를 고려하면 북한은 남측의 새 정부와 곧바로 교류·협력에 나서기보다는 일단은 무력시위 등을 통해 '길들이기'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대화 명분을 만들기 위해 벼랑 끝 전술로 미국을 몰아붙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 모든 상황의 가장 핵심 변수는 코로나다. 지금처럼 계속 변이가 발생하면 작년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김정일 10주기에 헌화하는 북한 주민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10주기인 2021년 12월 17일 북한 근로자들과 군 장병들, 청소년학생들이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에 꽃바구니와 꽃다발들을 진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blueke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