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장 때 박근혜 반대로 무산…교통·전망 좋은 곳에 짓자"
임산부·전문가 "560여개중 공공 14개에 불과…정부 관여 필요"
인사말 하는 이재명 후보 |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홍준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6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 예산 20조면 공공산후조리원 4천 개를 지을 수 있다면서, 공공산후조리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공공산후조리원을 부탁해' 온·오프라인 국민반상회를 열고 "(공공산후조리원) 한 개 짓는데 50억 정도 든다. 20조면 4천 개, (필요한 만큼) 다 지어도 400개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4대강 예산을 복지·돌봄에 쓰면 출산율이 이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한 온라인 참석자의 반응에 공감하며 "4대강 이런 데에 비하면 (공공산후조리원 건립에는) 사실 크게 돈이 들지 않더라. 4대강 예산에 비하면 푼돈"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때 공공산후조리원을 만들려고 했는데 박근혜 대통령께서 그렇게 반대해서 싸우다가 결국 실패했다"며 "나중에 결국 (박 전 대통령이) 법으로 막더라. 그것도 속여서"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지사가 된 다음에는 드디어 여주에 공공산후조리원을 하나 짓고, 포천에 하나를 짓고 있는데, 전국에 많이 지어서 좋은 시설에서 저렴하고 안전하게 아이 낳고 산후조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말 교통, 전망 좋은 곳에 공공산후조리원을 지어서 산모들에게 힐링이 되게,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게 하면 정말 좋겠다"며 "'국가가 나를 보살펴주는구나, 든든하네'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공공'자가 붙으면 나쁠 것 같은 그런 생각이 있다. 성남시립의료원을 만들 때 반대 논리가 딱 그거였다"며 "지금은 성남시립의료원이 성남 웬만한 대학병원보다 훨씬 시설, 인력이 좋다"고 밝혔다.
또한 "여주 산후조리원에서 셋째는 절반 정도로 조금 더 깎아주자고 했다"며 "넷째를 낳으면 아예 무료로 하고, 그런 것들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인사하는 이재명 후보 |
이날 행사에는 공공·민간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경험이 있거나 이용 예정인 임산부와 여주 공공산후조리원 운영자, 전문가 등도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해 이 후보에게 의견을 제시했다.
여주 공공산후조리원을 운영하는 이종현 원장은 "전국에 산후조리원이 564개 정도 된다는데, 그중 공공은 14개 정도밖에 안 된다"면서 "취약계층은 물론 산모들이 이용하기에 금액이 저렴해 공공 조리원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전날 텐트를 치고 기다리시는 분들이 있어서 새벽에 오신 분들이 예약을 못 하고 돌아가는 게 마음이 좋지 않다"며 "(공공산후조리원이) 많이 보급됐으면 좋겠다"고 이 후보에게 당부했다.
쌍둥이 출산 뒤 원주 민간산후조리원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권아름씨는 "제가 거주하는 강원에도 아직 공공조리원이 별로 없고 많이 생기더라도 민간 반발도 있을 텐데 이 부분을 잘 풀어 달라"고 말했다.
이현주 우송대 간호학과 교수는 "산후조리원은 보편적인 서비스로 이제 개인, 민간의 영역에 맡겨놓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실태조사에 의하면 산후조리원(비용)이 최소 55만원에서 최고 2천600만원으로 거의 47배에 이르는 가격 차가 난다"며 "조리원의 인력, 시설, 장비, 설치기준뿐 아니라 적정가격에 대한 부분, 서비스의 표준화, 질 향상을 위한 지속적 모니터링과 평가가 이뤄질 때 바로 아이 낳기 좋은 세상이 된다. 국가가 직접 관여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 발언 듣는 이재명 후보 |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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