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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전두환, 5·18 광주 무력 진압 건의에 "굿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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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지난달 23일 사망한 전두환이 1980년 5월 광주에서 무력 진압을 건의한 문서를 두고 "굿 아이디어(Good Idea)"라고 발언한 사실이 기재된 문서가 확인됐다고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5·18조사위)가 27일 밝혔다.

5·18조사위는 이날 출범 2주년 기념 대국민 보고회를 열어 이 같은 사실을 포함해 그간 새롭게 파악한 중간 조사 결과를 밝혔다. 5·18조사위는 당시 신군부의 광주 민간인 학살 '작전'을 전면 재구성해 5·18민주화운동을 더 입체적으로 조사하고자 하는 취지로 당시 계엄군의 증언을 청취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날 5·18조사위는 전 씨가 보안사령관이던 당시 광주 민간인 학살 작전에 관여한 기록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5·18조사위는 "2군사령부 작성 문건인 '광주권 충정작전 간 군 지시 및 조치사항'을 검토한 결과 1980년 5월 23일 진종채 2군사령관이 충정작전(광주재진입작전)을 건의한 문서에 '閣下(각하)께서 "Good Idea"'라고 발언한 사실이 기재됐다"고 밝혔다.

5·18조사위는 이어 "신군부 광주진압작전의 최종적이고 실질적인 승인권자가 전두환 보안사령관이라는 움직일 수 없는 결정적 증거"에 이를 수 있도록 "관련자 인정진술을 추가 확보해 내년 5월까지 역사적 진실에 준하는 추가 조사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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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원으로 걍조한 부분에 '閣下(각하)께서 "Good Idea"라고 했음을 필기한 메모가 적시돼 있다. ⓒ5·18조사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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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조사위는 이에 더해 전 씨가 계엄군의 '자위권 발동'에 관여한 사실을 보여주는 더 다양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의 비밀전문 등 국내외 자료를 정밀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5·18조사위는 전 씨가 "계엄군의 자위권 발동에 관여한 사실은 <소요진압과 그 교훈>, <5공 전사> 등을 통해 이미 알려졌"다며 1980년 5월 21일 오후 4시 35분부터 오후 6시 15분까지 1시간 40분간 "(국방)장관실에서 (주영복 국방)장관, (이희성 육군참모)총장, 2군사령관, 합수본부장, 수경사령관, 특전사령관, 육사교장 등이 참석한 회의 서류에 '전 각하 : "초병에 대해 난동시 군인복무규율에 의거, 자위권 발동강조"라는 기록이 기재"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계엄사령관의 자위권 보유 지시는 오후 7시 30분에 내려졌다. 그보다 수 시간 앞선 시간에 신군부 지휘부 회의에서 전 씨가 자위권 발동을 강조했음을 입증하는 서류가 이미 존재한다.

5·18조사위는 아울러 1980년 5월 21일 오전 8시에 '진돗개 하나' 발령조치가 공수부대에 하달된 사실도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5·18조사위는 "그동안 3, 7, 11공수여단의 어떤 자료에도 이날 '진돗개 하나'가 발령된 사실이 기록되지 않았"으나 "1980년 전남도경찰국의 '집단사태 발생 및 조치사항' 문서를 통해 전라남도 전 지역에 '진돗개 하나'가 발령(예비군 제외)됐다는 사실을 제7공수여단 작전상황실에 파견됐던 경찰 연락관 양모 주임이 입수"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진돗개 하나'가 발령되면 군 병력에 실탄이 분배되고 발포가 허용된다. 광주민주화운동 무력 진압을 지시한 실질적인 조치가 군 내에 발동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인 셈이다.

5·18조사위는 "(진돗개 하나 발령 사실이 군 문서에는 기재되지 않은) 기록 누락 사유를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5·18조사위는 신군부의 민간인 학살 시작인 당시 발포명령 체계 실체를 이처럼 검증해가는 가운데, 당시 계엄군의 민간인 살상 사례도 더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5·18조사위는 "지난 2년 동안 광주진압작전에 투입되었던 계엄군 장, 사병들의 증언과 제보를 통해 광주외곽봉쇄작전 과정에서 발생한 확인사살, 사망자 시체의 정글도를 이용한 추가훼손, 저격수에 의한 민간인 사살 등"을 확인해 "시위와 무관한 비무장 민간인을 대상으로 그간 알려진 사실보다 훨씬 참혹한 학살행위가 있었음을 가해당사자의 인정진술, 관련 증언과 제보의 교차 검증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5·18조사위는 보다 구체적으로 "계엄군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 시체의 다수가 실종되었고, 그 실종된 시체처리팀이 운용되었다는 증언과 제보를 확보"했다며 시체처리팀 운용 과정에 관한 정밀 조사를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5·18조사위는 "광주와 전남 일대에서 발생한 시민의 무기고 피습 사건에 북한군이 관련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보여주는 확인" 작업도 진행 중이며 "'자신이 광주에 왔다'고 주장한 북한이탈주민으로부터 '북한특수군 광주침투주장이 허위였다'는 고백을 확보했다"고도 밝혔다.

5·18조사위는 신군부의 폭력에 희생당한 후 암매장된 이들과 관련한 과거 제보와 관련해 "옛광주교도소 일원에서 발굴된 총 260여기의 무연고 유골을 대상으로 유전자와 행방불명피해신고자 242명 가족의 유전자 대조 작업"을 내년 상반기 중에 완료해 일치여부를 확인 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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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조사위가 27일 온라인으로 출범 2주년 기자회견을 열어 그간 확인한 새로운 사실과 앞으로 조사 방향을 대국민 브리핑했다. ⓒ5·18조사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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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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