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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야당 대선후보·의원 80%가 털렸다… 윤석열 “미친 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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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통신조회 ‘불법사찰’ 규정한 野

국힘 의원 80%가량인 84명 조회 당해

尹배우자·친구·여동생 등 민간인들까지

김종인 “야당 탄압… 文 의사 밝혀라”

여의도 중앙당사에 국민신고센터 설치

법사위 회의 전 ‘긴급 의총’ 열어 규탄

김진욱 처장 발언대 섰다가 여야 설전

세계일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 선대위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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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부터 당 대선 후보와 가족, 소속 의원 대다수가 무더기로 통신조회를 당한 국민의힘은 30일 이번 사안의 성격을 ‘불법사찰’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문재인 정권 불법사찰 국민신고센터’를 차리는가 하면, 당내 주요 인사들이 앞다퉈 현 정권과 공수처를 겨냥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공수처로부터 통신조회를 당한 것으로 파악된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84명으로 늘었다. 이는 전체(105명)의 80%에 달하는 숫자로,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통신자료를 조회한 의원까지 포함하면 총 86명으로 는다. 앞서 국민의힘은 긴급 회견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와 배우자 김건희씨, 윤 후보의 여동생까지 공수처에게 통신조회를 당했다고 밝혔다.

당 주요 인사들은 오전부터 맹폭을 퍼부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공수처의 불법사찰은 명백한 야당 탄압이자 반인권적, 반민주적 행태”라며 “문 대통령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본인의 의사를 피력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면담을 공식 요청하는 한편, 대선 전 중립내각 구성을 거듭 촉구했다.

세계일보

공수처장 해명 김진욱 공수처장이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내 음성통화 내역 조회 자료를 들어 보이며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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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도 이날 오후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선대위 출범식에서 “저와 제 처, 제 처의 친구들, 심지어 제 누이동생까지 통신사찰을 했다”며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닙니까”라고 작심 비판했다. 그는 “심지어 우리 당 의원들 단톡방까지 털었다”면서 “결국 다 열어본 것 아니냐, 이거 놔둬야 하겠느냐”고도 분개했다. 윤 후보는 김진욱 공수처장에 대해선 “사표만 낼 게 아니라 당장 구속 수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오전에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는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서서 죽겠다”며 “야당 대선 후보까지 사찰하는 ‘문재명’(문재인+이재명) 집권 세력에 맞서 정권교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당 차원에선 오전에 여의도 당사에서 공수처와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이뤄진 불법사찰로 피해를 본 국민들의 제보를 접수하고, 불법 사례 발견 시 고발 등 법적 조치를 할 불법사찰 국민신고센터 출범식을 열었다. 오후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피켓 시위를 진행하는 등 원 안팎에서 하루 종일 불법사찰 규탄 여론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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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공수처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당 의원들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를 사찰 의혹이라며 공수처 해체 및 김진욱 공수처장 사퇴를 주장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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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긴급 의총에선 법사위 회의 출석을 위해 대기 중이던 김 공수처장이 얼떨결에 마이크를 잡았다 더불어민주당의 거센 항의를 받고 발언을 중단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김 처장은 “공수처장이 의총에 와서 한 마디 하는 게 좋겠다는 김도읍 정책위의장의 말씀을 존중해 나왔다”며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법사위 회의장에서 여야 의원들이 현안 질의하는 가운데 충분하고 소상하게 드리겠다”고 했다. 이에 근처에 있던 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왜 정치 집회에서 (발언을) 하나”라고 항의했고,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다시 “뭐 하는 거냐”고 따지면서 김 처장의 발언이 중단됐다. 김 처장이 자리를 뜬 뒤에도 여야 의원들 사이엔 고성이 오갔다.

한동안 소란이 이어진 뒤 김 처장을 발언대에 세웠던 국민의힘 김 정책위의장은 “김 처장이 사퇴 의사에 대해 발언하려 하니까 (여당 의원이) 저희 의총을 방해하고, 본인의 입장을 말할 기회를 박탈해버렸다”고 주장하며 “결국 민주당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 감시 국가를 어디까지 끌고 갈 것인지, 공포 정치를 대선까지 악용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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