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드러낸 중년여성·공범 살인범 권재찬 |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평소 알고 지낸 중년 여성과 시신 유기를 도운 공범을 잇달아 살해한 권재찬(52)이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전날 강도살인·사체유기·특수절도·특수절도미수 등 모두 6개 혐의로 권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이후 20일 가까이 보강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권씨가 공범을 살해한 혐의와 관련한 죄명을 살인에서 강도살인으로 바꿨다.
검찰은 권씨가 금품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공범을 범행에 끌어들인 뒤 살해했다는 점에서 강도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권씨에게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도 추가로 적용했다. 그는 강도살인 사건을 저지르기 전 음주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권씨는 지난 4일 오전 7∼9시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상가건물에서 평소 알고 지낸 50대 여성 A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승용차 트렁크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A씨의 신용카드로 현금 450만원을 인출했으며 A씨가 갖고 있던 1천100만원 상당의 귀금속도 빼앗았다.
권씨는 다음 날인 5일 낮 12시∼오후 2시께 인천시 중구 을왕리 인근 야산에서 공범인 40대 남성 B씨를 미리 준비한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인근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도 받는다.
B씨는 직접 A씨를 살해하지는 않았지만, 신용카드로 현금을 인출하고 A씨의 시신을 유기할 때 권씨를 도왔다.
권씨는 경찰 조사에서 말다툼을 하다가 우발적으로 A씨를 살해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금품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권씨가 이번 사건을 모두 B씨에게 뒤집어씌우기 위해 공범으로 끌어들인 뒤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그는 경찰에 검거된 직후 "B씨가 A씨를 살해했다"며 거짓 진술을 하기도 했다.
권씨는 18년 전인 2003년에도 인천에서 전당포 업주(사망 당시 69세)를 때려 살해한 뒤 수표와 현금 32만원을 훔쳐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뒤늦게 붙잡혔다.
당시 강도살인과 밀항단속법 위반 등 모두 5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감형됐고 징역 15년을 복역한 뒤 2018년 출소했다. 권씨는 출소 후 경찰의 관리대상이었으나 올해 5월과 8월 절도 등 범행을 저질렀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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