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데이터중계위성 1호기' 탑재 H2A 로켓 발사 성공 (가고시마 교도=연합뉴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미쓰비시중공업은 29일 '데이터중계위성 1호기'를 탑재한 H2A 로켓 43호기 발사에 성공했다. 이날 오후 4시 25분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소재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로켓이 발사되는 장면. 2020.11.29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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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달 8일 일본의 억만장자 2명이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에 탑승해 우주 여행을 다녀왔다. 그러고 보면, 일본 출신 우주인은 벌써 10여명에 달한다. 한국은 2008년 딱 1명 뿐이다. 최근 한국에 여러 모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 일본이지만, 이처럼 우주 분야에선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야 첫 독자발사체 누리호를 1차 시험 발사했지만 일본은 투자 규모나 기술 수준이 한참 위다. 특히 지난해 우주 기술 개발과 활용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나섰다.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한국으로선 한참 앞서 있는 일본을 비롯한 우주 선진국들을 따라잡으려면 장기적 투자 및 기술 개발과 활용 계획을 세밀하게 세우고 철저히 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지난해 11월 미쓰비시 중공업 등 30개 기업ㆍ대학ㆍ연구기관과 함께 우주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업인 미국 스페이스X를 능가하는 재활용 로켓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이미 1980년대 미국의 델타 로켓 엔진을 수입해 H-1로켓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고, 현재 H2A(액체엔진), 입실론 로켓(고체엔진)을 각각 운용 중이다. JAXA는 미쓰비시 증공업과 함께 차세대 로켓 H3를 개발 중인데, 이번에 이를 재사용로켓으로 개발하기로 하고 2026년까지 시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2030년 첫 발사 및 실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일본은 이를 통해 일론 머스크의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자랑하는 재활용 로켓 팰컨9을 따라잡겠다는 계획이다. 스페이스X는 2011년부터 재사용 가능한 로켓 발사 시스템 개발을 시작해 2015년 12월 팰컨9의 1단 추진 로켓이 발사대 근처에 위치한 착륙장에 성공적으로 수직 착륙하는데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이후 발사 용역 가격을 대폭 낮춰 전세계 발사체 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도 기존 로켓인 'H2A'와 '입실론' 등을 대체한 재활용 로켓을 개발해 해외 위성 발사 수주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재활용 로켓을 개발하려면 정밀한 추력 조절이 가능한 엔진은 물론 방향 유도ㆍ경량화ㆍ착륙시 충격 방지 장치ㆍ첨단 소재 기술 등의 개발이 필요하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또 2040년까지 차세대 우주기 개발 로드맵을 발표해 달 탐사, 통신망 구축, 지구관측까지 아우르는 차세대 기간 로켓 개발, 대륙 간 수송 및 우주여행 가능한 우주여객기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국제우주정거장.[사진제공=NA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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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우주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일본 문부과학성 국제우주탐사소위원회는 같은 달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적극 활용해 우주 체류ㆍ활동, 우주정거정 운용ㆍ이용기술, 우주비행사 관련 기술, 수송기술 등을 습득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아르테미스 계획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자신들이 2009년 ISS에 구축한 실험동 '키보'도 적극 활용해 생물학·의학·바이오 신약 개발 등 연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은 일본의 우주 기술에 비해 최소 10년 이상 뒤처져 있다. 지난해 3월 발표된 2020년 기준 한국의 우주ㆍ항공ㆍ해양 부문 기술 수준은 미국 기준 64.8%로, 8.6년 뒤처져 있다. 일본은 미국의 83.5% 수준으로 3.9년의 기술 격차를 갖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간접 비교해 보면 약 4.3년의 차이가 난다.
그러나 우주 기술로만 좁혀 보면 격차는 훨씬 크다. 우주발사체 개발 및 운용 기술 수준은 한국은 미국의 60%에 불과하지만, 일본은 85%에 달한다. 우주물체 관측 및 우주 방사선, 위성 통신 장애 등 우주환경 관측ㆍ감시ㆍ분석 기술에서도 한국은 미국의 55.5%지만 일본은 79%다. 우주비행체ㆍ위성 기술 등에서 한국은 56%지만 일본은 80%대다. 유인 우주 기술의 경우도 한국은 2008년 이소연 박사가 러시아 소유즈 로켓을 이용해 ISS에서 11일 체류했지만 단발성에 그쳐 예산 낭비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는 결국 투자 부족 때문이다. 한국의 연구개발(R&D) 예산 총액 대비 우주개발 예산은 1.5~3.5%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의 2%, 일본의 20%, 인도의 60% 정도 액수에 불과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비율도 미국 0.239%, 러시아 0.122%, 일본 0.062%, 인도 0.049%, 한국 0.046%다.
지난해 10월21일 한국이 독자 개발한 첫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모든 비행을 무사히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3단부 엔진이 46초 일찍 꺼지면서 더미 위성 궤도 진입이라는 목표 임무 달성은 실패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원인은 3단부 연료 탱크 설계 부실이었다. 결국은 그동안 투자가 없었던 만큼의 경험 부족 때문에 '미완의 성공'이 되고 말았다. 당시 과기정통부의 한 간부는 발사 직후 열악한 인력·기술 수준에도 열정과 애국심으로 최선을 다한 누리호 개발진들에게 질책 보다는 '격려'를 바란다면서 울먹였다. 누리호를 개발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우주개발 인력은 800명 수준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는 1만7000명, 일본의 JAXA는 1500명이며, 중국의 전담 인력은 최소 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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