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의 운항 모습/사진제공=현대중공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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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간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한 조선3사가 올해에도 꽉 찬 수주 잔고를 토대로 무난한 수주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특히 선박 온실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한국 조선업계의 주력 제품인 고부가가치 LNG(액화천연가스)선 수요는 꾸준히 지속될 전망이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3사는 지난해 총 458억 달러(약 54조5249억원)를 수주했다. 이는 3사의 수주 목표(317억 달러)를 145% 초과 달성한 것이다. 상반기에 이미 전체 수주량의 64% 가량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 4573만CGT(표준선 환산톤수) 중 한국 조선사는 점유율 38%인 1735만CGT를 수주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280만CGT로 점유율 50%를 차지한 중국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내 조선3사는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 중심으로 수주해서 척당 평균 선가는 중국보다 높다. 2020년 1억8600만 달러(약 2214억원)였던 LNG선 선가는 지난해 말 2억800만 달러(약 2476억원)까지 올랐다. 중국은 컨테이너선 위주로 수주해 도크를 채웠다. 지난해 11월 기준 한국의 척당 선가는 중국 3500만 달러의 3.5배인 1억2300만 달러(약 1464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조선3사는 지난해 LNG선 69척을 수주하면서 역대 최다 LNG선 수주 기록을 세웠다. 현대중공업그룹은 32척, 삼성중공업은 22척, 대우조선해양은 15척을 각각 수주했다. 지난해 1~11월 한국의 17만4000m³급 LNG선 점유율은 90.2%에 달한다.
올해 발주량은 지난해보다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발주량은 2020년 발주량인 1924만CGT의 2.37배로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예년보다 발주량이 많은 편이었다. 수출입은행은 전 세계 발주량이 3500만CGT로 줄어든 가운데 한국이 1300만CGT를 수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LNG선박 수요는 꾸준히 있어 국내 조선사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발주가 확정된 LNG선만 이미 37척에 달한다. 카타르 국영 석유·가스사인 카타르에너지 물량 16척, 말레이시아의 국영 에너지기업인 페트로나스 물량 15척, 미국의 벤처 글로벌 LNG 프로젝트 6척 등이다. 특히 카타르에너지는 LNG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최소 120척 이상의 LNG선을 발주하는데 2027년까지 총 104척 이상의 물량을 국내 조선3사로부터 공급받는다는 계획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벙커C유를 사용하는 노후 선박을 LNG 추진선으로 교체하는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IMO는 2023년부터 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지수(CII)를 도입하는 등 선박에 대한 탄소 배출 기준을 강화한다. 한국선급에 따르면 전체 대상 선박 중 80%가 이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이 중 퇴출돼야 하는 선박도 20%에 달해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는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적자규모도 지난해보다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영업손실 추정치는 각각 6240억원, 1조2940억원, 1조1094억원이다. 그간 누적돼왔던 수주 절벽과 후판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올해 후판 가격은 지난해보다 인하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 후판 가격은 상반기 톤당 10만원 인상된 데 이어 하반기 30만원이 추가로 올랐다. 지난해엔 철광석 가격이 역대 최고치인 톤당 237달러까지 솟으면서 후판 가격이 대폭 올랐지만, 현재 철광석 가격은 119달러로 다소 안정된 모양새다.
지난해 초 수주한 물량도 올해 말부터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해 내년부턴 본격적으로 흑자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 조선업계는 선금을 40% 받고 마지막에 잔금 60%를 지급하는 헤비테일(heavy tail) 계약을 따르는데 보통 선박 건조엔 2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컨테이너선 발주가 몰려서 올해엔 컨테이너선 발주가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LNG선 발주 전망은 긍정적이기 때문에 LNG선에 강한 한국 조선사는 수주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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