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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극적 포옹했지만 곳곳 지뢰…尹측 "이준석 왜 운전대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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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운용 방향을 놓고 극한 갈등을 빚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6일 극적인 포옹을 통해 화합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윤 후보는 “모두 힘을 합쳐 대선을 승리로 이끌자”고 강조했지만 당내에서조차 “과연 또 안 싸우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중앙일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6일 밤 의원총회가 끝난 뒤 이준석 대표가 직접 운전하는 차를 타고 평택 소방관 빈소로 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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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재·보선 5곳 공천 주도권



그런 의구심이 제기되는 이유는 당장 곳곳에 지뢰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르는 재·보궐선거 공천 문제를 놓고 윤 후보 측과 이 대표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서울 종로와 서초갑, 경기 안성, 대구 중·남구, 충북 청주 상당 등 5곳에서 치러지는 ‘미니 총선’ 수준이다. 게다가 서초갑과 대구 중·남구의 경우 국민의힘 공천이 사실상 당선과 직결되기 때문에 ‘내 사람’에게 인심을 쓰기에도 좋은 곳이다.

이 대표 측 인사는 7일 “공천 사무는 대표의 고유 권한”이라며 “1월 말이나 2월 초에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가 ‘당무 우선권’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공천 문제는 대선 후보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취지다. 반면 윤 후보 주변에선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윤석열 정부’를 국회에서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인사를 재·보선 때 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대선 승리를 위해 윤 후보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인물을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윤 후보가 공천에 주도권을 행사해야한다는 뉘앙스가 묻어난다. 윤 후보가 전날 이 대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권영세 사무총장과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 임명을 강행한 것도 멀리 6·1 지방선거까지 포함해 향후 공천 사무를 염두에 둔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② 미완의 선대위 개편



선대위 개편 문제도 완전히 매듭지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기존 ‘매머드’ 선대위를 전면 해산하고 권영세 사무총장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는 슬림형 구조로 바꿨다. 하지만 당내에선 “기존 선대위 멤버 상당수가 공식 직함은 잃었지만 직·간접적으로 윤 후보를 돕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 탈북자 출신 지성호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7일) 윤석열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직능총괄본부 탈북민 지원 및 북한 인권본부 총괄본부장으로 임명받았다”며 1월 7일자 임명장 사진을 올렸다. 7일 오후엔 조경태·임이자 의원을 공동 직능본부장에 임명했다. 만일 이런 움직임이 계속 포착될 경우 “결국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 한 명을 찍어내려고 선대위 개편을 했던 것이냐”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지난 5일 언론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후퇴했지만 내부적으로 그 사람들의 영향력은 아직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역시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핵관 문제는 다 정리가 됐다고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하면서도 ‘정리됐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③ 안철수 단일화에 대한 의견 차이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논의가 시작될 경우 갈등이 폭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 후보든 안 후보든 당장은 단일화 논의에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야권에선 “안 후보 지지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단일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조사해 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후보, 안철수 후보는 각각 36%, 26%, 15%를 기록했다. 3주 전 조사에 비해 윤 후보는 9%포인트 하락한 반면 안 후보는 10%포인트 상승했다. 윤 후보 지지층 일부가 안 후보 지지자로 돌아선 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제는 안 후보와 감정이 좋지 않은 이 대표가 계속해 단일화 논의에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전날 “윤석열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하면 만날 수 있다”는 안 후보의 발언을 거론하자 “제안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TV 인터뷰에선 “오늘(7일) 안 후보 측에서 단일화에 몸이 달은 것처럼 표현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다른 인터뷰에서도 “단일화 없이도 정확한 전술을 구사하면 윤 후보가 지지층을 다시 흡수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단일화 주장론자를 ‘단일화무새’(단일화 앵무새)로 비하했다. 다만, 이 대표는 전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2∼3주 이내에 여론이 후보 단일화 논의에 불을 지피게 되면, 단일화에서 꼭 이겨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④ 해소되지 않은 감정의 골



무엇보다 윤 후보 측과 이 대표의 감정의 골이 여전하다. 선대위 관계자는 “캠프 내 강경파는 윤 후보가 이 대표와 함께 가기로 한 걸 계속 반대했다”며 “이번에 끊어내지 않으면 앞으로 공천 때, 단일화 때 계속 문제가 되고 그 때는 잘라내기 더 힘들다는 의견이 상당했다”고 전했다. 전날 밤 갈등 봉합 직후 평택 냉동창고 공사장 화재 진압 중 순직한 소방관들을 조문하러 갈 때 이 대표가 자신의 전기차를 운전하고 윤 후보를 옆에 태운 데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마치 그 장면이 이 대표가 ‘대선 운전대는 내가 잡는다’고 말하는 느낌이었다”며 “왜 굳이 그런 장면을 연출했는지 모르겠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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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의원총회 과정에서 자신을 향해 나왔던 발언에 대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박수영 의원은 의원총회 때 “우리 당 안에도 이재명과 같은 사이코패스, 양아치가 있다. 당 대표라는 사람이 도운 게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박 의원이 의원총회 상황과 관련해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진행한 사실을 거론하며 “당의 화합에 도움이 1이라도 되는지 고민해보라”며 “박 의원에 대해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다들 적당히 하고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허진기자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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