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 오후 국내외 증권사를 대상으로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 발송에 착수했다. 다음달 초순께 주관사단을 확정짓고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나설 방침이다. 내부에선 연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IB 업계에선 케이뱅크가 상장 주관사단을 3~4곳으로 추릴 것이라 보고 입찰을 대비 중이다.
그동안 케이뱅크는 수 차례 기업설명회에서 오는 2023년까지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회사 측의 목표 시점보다 일찍 증시 입성을 추진하게 된 셈이다. 실적이 빠르게 상승한 점이 상장에 속도를 내는 배경으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3분기에만 16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연초 이후 누적 순이익은 84억원이었다. 케이뱅크 출범 이후 처음으로 누적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케이뱅크는 국내 1위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하며 고객 수를 키웠다. 지난해 말 기준 가입고객수는 717만명으로 전년 동기(219만명) 대비 무려 227% 증가했다. 암호화폐 거래를 위해선 은행 기관에서 실명 계좌를 반드시 개설해야 한다. 케이뱅크가 관련 수요를 빠르게 포착해 고객 저변을 넓혔다는 얘기다.
케이뱅크가 상장에 나선 건 자기자본을 키우기 위해서다. 은행업 특성 상 대출 사업이 핵심인 만큼 자본력이 풍부할수록 유리하다. 일부 주주들의 자금 회수에 물꼬를 터주기 위한 것도 있다. 작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땐 베인캐피탈, 신한자산운용(옛 신한대체투자운용), 컴투스, MBK파트너스, JS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주주로 새롭게 참여했다. 비씨카드를 비롯해 다날, 한화생명, NH투자증권, GS리테일 등은 케이뱅크 주주로 일찌감치 참여한 바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케이뱅크의 예상 기업가치는 약 8조~9조원 수준이다. 앞선 지난 상반기 투자 유치 과정에선 약 1조8700억원 수준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실적이 빠르게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 카카오뱅크라는 확실한 비교기업까지 상장을 마친 덕에 몸값 책정에 유리한 상황이다.
[강우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