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주택, 소유주택수에서 2~3년간 제외
유예기간 끝나면 요건 따라 다시 종부세 중과돼
예외조항 폐지로 소수지분 보유도 어려워져 불만 가중
"가족 간 사정 다 달라…소수 지분 조항 제외 아쉬워"
갑작스러운 상속으로 종부세 부담이 늘어나는 사례는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지분·가격에 따라 주택 수 산정에 예외를 두던 조항이 폐지되면서 앞으로는 소유 지분이 적고 저렴한 상속주택이더라도 보유 자체가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일대 빌라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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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주택, 소유 주택 수에서 2~3년간 제외
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수도권·특별자치시·광역시에 소재한 상속주택은 상속개시일(사망일)로부터 2년 간(지방 지역은 3년 간)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 또한 상속받은 지분율이 20%·공시가 3억원 이하일 경우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해주는 기존 조항은 폐지한다.
시행은 다음 달 중순 시행령 공포 이후 납세 의무가 성립하는 분부터 이뤄진다. 시행령이 시행되기 전에 상속이 개시됐더라도 올해 과세기준일(6월 1일) 현재 상속개시일부터 2년(지방 3년) 이내라면 새로운 규정을 적용 받는다.
새 규정대로 상속주택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면 종부세율이 크게 낮아지면서 종부세 폭탄을 피할 수 있다. 다만 상속받은 주택 공시가격은 과세표준(세금 산정 기준)에 그대로 합산된다.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고령자 공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1주택자 기본 공제(단독명의 기준 11억원) 등도 받을 수 없다.
또한 유예기간이 끝나면 상속주택 소재지와 기존 주택 보유 수에 따라 종부세가 중과된다. 특히 상속 지분 20% 이하·공시가 3억원 이하일 때 상속 주택 지분을 주택 수 산정에서 기간 제한 없이 제외하던 규정 폐지로 인해 지분이 적고 공시가격이 낮은 상속주택도 종부세 중과를 무한정 피하기 어렵게 됐다.
소수 지분 보유도 어려워져…“결국 팔라는 것”
이를 두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수도권에 위치한 주택을 어머니 및 형제들과 나눠 상속받게 됐다는 A씨는 “형제 간이더라도 생각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어서 지금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라며 “얼마 되지도 않는 지분을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종부세 폭탄을 맞게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이번 개정은 지분이 적고 공시가가 3억을 넘지 않은 경우라도 결국 유예기간 내에 다 처분하라는 얘기”라며 “상속으로 다주택자가 되는 경우라도 그냥 두고 보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 간에도 주택 소유 현황이 다 다르고 합의하기 쉽지 않은데다 지역에 따라 집을 팔고 싶어도 잘 팔리지 않는 경우 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소수 지분일 때 중과세율을 적용하지 않는 조항이 빠진 부분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번 개정으로 양도세 중과 배제 5년 규정 효과가 떨어지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경욱 세무법인 송우 대표세무사는 “상속주택을 양도할 경우 원래 5년 내 매도하면 양도세 중과를 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종부세 중과 유예 기간이 2~3년으로 정해지게 되면서 상속주택 종부세 중과요건에 해당한다면 양도세 중과배제 기간과 관계없이 2~3년 내에 팔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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