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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윤석열, SNS에 '여성가족부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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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개편 입장’에서 수위 높여
2030세대 남성 표심 구애
이재명과 적극 차별화 나서
여성단체 “혐오정치의 팻말”


경향신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성가족부 폐지’라고 밝혔다.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는 기존 공약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여가부 폐지’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2030세대 남성 표심을 염두에 둔 이준석 대표의 세대포위론을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개편이 아닌 폐지로 이후 나올 대책 초점은 성별이 아닌 저출산 문제 해결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단체는 “혐오정치의 팻말”이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자신의 SNS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7자를 남겼다. 여가부 기능을 이어받는 행정부처의 신설, 여가부 기능 재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담지 않았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가 신년회의를 하고 청년보좌역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1월 1일에 여가부 완전 폐지가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여가부 기능을 어디로 이관할 지, 저출산 문제를 어떻게 어디에서 담당할 지는 추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선대본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대위 해산 발표 후) 윤 후보 입장의 핵심은 선거운동을 청년 세대에 맞추겠다는 것이었고 이번 메시지도 그에 맞춰 속도감있게 간결하고 선명하게 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10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여가부 존폐를 두고 “(여가부를) 폐지한다고 해도 업무를 어디에 주겠지, 정부 기능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저희의 원칙은 기존 여가부에서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해) 여성과 남성에 대한 지원도 함께 해야되는 상황이다 보니까, 업무가 아마 기존보다 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7자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전날 극한 대립 관계였던 이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했다. 이 대표는 평소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인 60대 이상과 2030대 남성의 4050세대에 대한 세대포위론을 대선 승리 전략으로 내세워왔다. 윤 후보의 이날 메시지는 이 대표가 주장한 선거전략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지로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선거대책위원회 전격 해산을 선언하면서 선거운동 전환의 중심에는 청년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젠더 평등·다양성을 주장해온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출연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이 후보가) 다른 길을 걷는 메시지를 냈기 때문에 선명하게 여가부 폐지 공약을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기존 공약이) 홍보가 안 됐던 측면이 있었는데 내홍도 정리됐고 정책 중심의 후보의 모습을 보여주자고 심기일전의 차원에서 내용을 적은 것”이라며 이같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여성단체들은 비판적 입장을 내놨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20대 남성 유권자 표를 위해 나머지 20대 유권자를 버린다는 노선을 분명히 한 것으로 성평등에 관심도 의지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보였다”면서 “대안없이 여가부 없애겠다는 것은 사실상 여성계가 말한 성별 영향평가나 성 주류화나 이런 것들이 사라질 것임을 분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 소장은 “후보는 공약을 이야기하고 정책을 이야기해서 이것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될 것인지 설명해야하는데 길거리에서 ‘여가부 폐지’ 팻말 든 사람처럼 (페이스북에) 올렸다”며 “(대안적) 아이디어를 내지 않고 혐오정치의 팻말을 들었다”고 했다. 손희정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여가부를 어떻게 쇄신하겠다는게 아니라 이 대표와 화해하고 그간 연습문제를 잘 풀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언일 뿐”이라고 했다.

유정인·유선희·문광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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