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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정치권 20∼30대 구애경쟁 가열…여성가족부 존폐론 돌출·젠더이슈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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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같은 날 ‘여성인권 유튜브'’ 녹화…“어떤 청년 목소리도 회피 안돼” / 심상정, ‘성평등부 강화’ 尹 패러디 글로 맞불

세계일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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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대선을 2개월 정도 앞두고 젠더이슈가 뇌관으로 부상하는 조짐이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인 2030 세대 내에서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과 이대녀(20대 여성)간 표심이 엇갈리는 가운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 직접적 도화선이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 후보는 7일 오후 5시 20분께 페이스북에 하늘색 바탕 위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의 글을 구체적 설명 없이 올렸다. 여가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한다는 기존 공약에서 선회한 것이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당을 지지하는 민심이 그걸 더 원한다는 판단에 윤 후보가 여가부 폐지 공약을 며칠 전 전향적으로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글에는 4시간만에 '이대남'을 중심으로 하는 호응 댓글이 5천개가 넘게 달렸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성평등을 상징하는 보라색을 바탕으로 한 화면에 '성평등부(여성부) 강화'라고 쓴 맞불 페이스북을 올렸다.

윤 후보 페이스북을 패러디하는 방식으로 2030 여성 표심을 공략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이자 윤 후보의 SNS와 관련, 국회 여성가족위 민주당 간사인 권인숙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노골적으로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성별로 편을 갈라 20대 남성 지지율을 회복하려는 게으른 사고가 지겹고 한심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측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인터넷카페에는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영입하더니 이제는 반(反) 페미니즘 행보냐", "여성들은 어떻게 되는 거냐"는 비판의 글이 올라왔다.

민주당은 다만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공약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윤 후보의 이날 페이스북 글은 공교롭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여성 인권 관련 유튜브를 녹화, 일부 지지자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시점에 올라왔다.

이 후보는 이날 여성 인권 관련한 유튜브 '닷페이스'를 녹화했다가 일부 지지자들로부터 '출연을 철회하라'는 항의를 받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글에서 "제가 출연한 미디어에 대한 우려와 논란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어떤 청년의 목소리도 (청취하는 것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이대남·이대녀를 잡기 위한 정치권의 구애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여성가족부 존폐론이 돌출하면서 젠더 이슈가 주요 전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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