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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투명한 정부' 약속했지만...바이든, 30년 근래 대통령 중 기자회견 가장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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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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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지난해 11월5일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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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간 미국 대통령 중에서 언론과의 소통을 가장 적게 한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꼽혔다. 미국 언론들은 ‘투명한 정부’를 약속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언론을 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미국 워싱턴 정책연구기관인 ‘백악관 전환 프로젝트’의 통계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첫 해 언론 노출 회수가 지난 5명의 대통령들에 비해 가장 적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월20일 취임 후 12월31일까지 총 9회의 기자회견과 22회의 언론 인터뷰를 가졌다.

이는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이 취임한 1989년 이후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적은 수치다. 1981년 3월 암살 시도로 큰 부상을 입어 활동이 불가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만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임기 첫해 언론 노출이 적었다.

취임 첫해 기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38회로 기자회견을 가장 많이 했고 H W 부시 전 대통령은 31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7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2회,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19회 기자회견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에 비해 4분의 1 수준의 기자회견만 셈이다. 언론 인터뷰 회수로 따지면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156회)에 비해 7분의1 수준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92회, 클린턴 전 대통령은 54회, W 부시 전 대통령은 49회, H W 부시 전 대통령은 46회 언론 인터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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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자유를 수정헌법 1조에 담을 정도로 핵심 가치로 여기는 미국은 대통령이 언론을 상대하는 태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AP통신은 “역대 가장 투명한 정부가 되겠다고 약속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의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충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 대신 외부 일정 중 기자들과 짤막한 형식의 질의응답(비공식 질의응답)을 216회 가졌다. 이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245회 비공식 질의응답을 가졌던 것을 제외하고 가장 많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비공식 질의응답을 46회만 가졌다.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비공식 질의응답은 충분한 답변과 후속 질문의 기회가 없는 맹탕 기자회견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을 갖고 나와서 진행한 질의응답의 경우 1분만에 끝났다. AP통신은 “교황과의 면담에서 낙태에 대해 얘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바이든은 ‘없었다’면서 ‘미사를 자주 지내기를 바란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을 돌렸고 질의응답은 후속 질문 없이 끝났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은 “짧은 질의응답만으로는 대통령의 생각을 면밀히 알 수 없다”며 백악관 측에 기자회견 회수를 늘릴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백악관 측은 대변인의 일일 브리핑 등으로 충분히 정부의 정책 방향을 적극 알렸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자회견이나 언론 인터뷰가 제한된 점도 영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손구민 기자 km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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