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네이처', 10일자 사설에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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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코로나19를 백신 접종 또는 감염에 의해 생겨난 '집단 면역'으로 극복하겠다는 환상이 깨졌으며, 전세계 각국들이 이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지내는 법'을 결정해야 될 때라는 지적이 나왔다. 돌파감염ㆍ재감염이 속출하는 상황인 만큼 집단면역 보다는 저개발국가의 백신 보급률을 높여 파괴적인 추가 변이의 등장을 최대한 막고, 최근 개발 중인 새로운 백신이나 경구용 치료제 등에 희망을 걸고 '엔데믹'(지역 풍토병화)'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0일자 사설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네이처에 따르면, 새해를 맞아 전세계 많은 나라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11월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 마저 공중 보건 체계가 휘청이고 있다. 심지어 저개발 국가들은 백신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거나 접종률이 매우 낮아 감염 확산에 속절없이 노출돼 있다. 다행히 오미크론 변이가 이전 델타 변이에 비해 3배 가량 감염이 더 잘 확산되지만 독성은 약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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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병상이 바닥나면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원격 수업을 받고,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는 등 사회ㆍ경제적 피해도 크다. 감염 환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생명을 위협받거나 장기간 후유증에 시달리게 될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어린이 등 백신 미접종자들은 더욱 더 이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스터샷을 접종할 경우 중증화ㆍ사망을 막아 주는 데 충분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또 오미크론 변이의 동물 실험 결과 폐를 감염시키지 않고 주로 상기도에만 타격을 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반면 여전히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들의 낮은 백신 접종률은 심각한 문제다. 네이처는 "전세계적으로 감염률이 치솟는 가운데 많은 국가들이 여전히 적절한 백신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추가 변이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백신 및 감염으로 인해 집단면역이 형성되면서 팬데믹(세계적 대확산) 사태가 종식될 것이라는 희망은 이제 깨진 지 오래다. 네이처는 "분명한 것은 백신과 감염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집단 면역을 형성할 수 있다는 희망이 이제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라며 "백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근절하지는 못하지만 중증화로부터 보호해주는 상황에서 풍토병화될 것이라는 생각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존 백신에 대해 "코로나19의 재감염이 더 흔해졌고, 널리 사용된 백신 중의 일부는 변이에 직면해 (신뢰도가)흔들렸다"면서 "초기 변이에 대응해 개발된 기존의 백신들은 현재 감염을 막기 위한 충분한 면역력을 제공 받기 위해선 3차 접종(부스터샷)이 필요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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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인류의 능력은 계속 보강되고 있다. mRNA백신보다 더 보관ㆍ사용이 편리한 단백질 기반 백신인 노바백스 백신이 지난해 12월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오미크론 변이에 특화된 백신도 개발 중이며, 사용과 보급이 훨씬 빠른 비강용 백신도 중국ㆍ영국에서 각각 임상 실험 중이다. 먹는 약인 항바이러스 치료제도 최근 일부 국가에서 허가를 받고 생산이 시작됐다. 미국 머크사의 몰누피라비르,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등이 그 주인공이다.
네이처는 우선 저개발 국가들에 대한 백신의 충분한 공급을 통해 '치명적인' 추가 변이 등장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네이처는 "오미크론이나 다른 변이의 출현은 백신이 저개발국에게도 충분히 공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면서 "백신 보급 확대를 위한 노력이 모든 국가의 최선의 이익이 될 것이다. 특히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파괴적인 변이체가 출연하고 폭발적인 발병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검사가 저조한 곳에서 특히 더 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현재 전세계 각국들에게 필요한 것은 코로나19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게 네이처의 충고다. 네이처는 "바이러스는 계속 변화하고 순환할 것이라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라며 "각국 정부들은 과학자들의 조언과 가이드에 계속 의존해야 한다. 늘 바이러스의 향후 경로를 예측할 수는 없으며, 앞으로 바이러스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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