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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미사일 보며 만족감 표한 김정은…속내는 “내 갈 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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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대미 메시지 없이 전쟁억제력 강조

정상국가로의 정당한 국방력 강화라는 점 부각시켜

김여정 무기개발 참관 현장 동행 첫 동행 공개 '눈길'

이데일리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해 성공시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도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박수를 치고 있는 인물 중 김여정(사진 왼쪽) 북한 부부장이 있어 눈길을 끈다(시진=조선중앙통신, 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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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년 만에 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을 직접 참관하며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을 자축하며 국방력 강화를 주문했다. 대남·대미 메시지에 대해서는 일 절의 언급이 없었다. 대외환경의 변화와 상관없이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김 위원장이 전날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2020년 3월 21일 ‘북한판 에이테킴스’(ATACMS)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661일 만이다. 북한은 개발 단계에서는 군 및 군수 담당 박정천 당 비서나 실무진이 현장을 지켜봤었다.

즉, 김 위원장의 미사일 참관이 이뤄졌다는 것은 극초음속 미사일의 완성도가 만족할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중앙통신 역시 “시험발사는 개발된 극초음속무기체계의 전반적인 기술적 특성들을 최종확증하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혀 극초음속 미사일 수준이 최종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을 확인했다.

자극적인 대남·대미 발언은 한마디도 없었지만, 엿새만 사거리와 속도를 일제히 진전시킨 미사일을 시험발사함으로써 “극초음속 미사일은 아니다”라는 우리 합동참모본부의 주장에 대해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위원장은 2020년 3월 미사일 시험발사 참관 당시에는 “어떤 적이든 만약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군사적 행동을 감히 기도하려 든다면 영토 밖에서 소멸할 수 있는 타격력을 더욱 튼튼히 다져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은 “나라의 전략적인 군사력을 질량적으로,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우리 군대의 현대성을 제고하기 위한 투쟁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비상히 강화하기 위한 력사적인 성업에서 계속 훌륭한 성과들을 쟁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의 자주권과 안전’을 강조,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정상국가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재차 확인한 셈이다. 이에 따라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대외환경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당초 전문가들은 2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북한이 ‘찬물을 끼얹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며 한미 연합훈련이 이뤄지는 3월을 기점으로 북한의 무력시위가 이뤄질 것이라 점쳤다. 그러나 북한은 이같은 예상을 깨고 연초부터 두 차례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국방력발전 5개년 계획 5대 핵심 과업 중 하나인 극초음속 미사일 완수를 선언했다.

북한은 이후에도 나머지 4대 가업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 제고 △다탄두개별유도기술 △핵잠수함 및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군 정찰위성 운용 등 역시 당초 계획에 따라 성과를 보이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자신들의 무기 개발을 ‘자주권과 안전’을 명분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을 대화테이블에 이끌어내기 위한 조건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강조하던 ‘이중기준 철회’, ‘적대시정책 철회’라는 조건이 더욱 명확해졌다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국, 미국, 일본 등의 군비증강으로 힘의 균형이 깨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반복해서 언급, 이는 군비경쟁이 지속되는 한 북한의 추가적 전략무기 개발과 시험발사는 막을 수 없다는 명확한 결론을 보여줬다”며 “미국이 북한과의 외교와 협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견인하는 외교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 북한의 연속적이고 지속적인 전략무기 개발 추세를 깨뜨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현실에도 김 위원장이 직접 움직였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특히 이날에는 북한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국무위원도 처음으로 무기 시험발사 참관에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선전선동부 부부장이면서 대외담당 국무위원인 김여정이 직접동행하고 노동신문에까지 사진이 나온 것은 조만간 대남 대미 입장변화를 촉구하면서 조건부 대화를 제안하는 담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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