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운데)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게임 산업의 불합리한 규제 정비와 사용자 권익 보호를 위한 공약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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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 남성 표심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0대 지지율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자, 당내에선 이 기세를 이어가자는 고무된 반응이 나왔다. 이런 결과는 최근 윤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봉급 200만원’ 등 이 세대 남성들이 민감해하는 이슈를 제시하는 전략에 총력을 펼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윤 후보가 ‘성별 갈라치기’를 조장한다는 비판 속에 당내 일각에선 “이럴 때일수록 진정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윤 후보는 12일 게임산업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경기를 관람하는 등 ‘이 남자’(20대 남자)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윤 후보가 젠더 이슈에 대해선 누구보다 명확한 관점을 갖고 있고, 젊은 세대 반응이 좋다”며 “이제는 정치권에서 가장 왜곡된 시각을 갖고 바라봤던 영역엔 게임이다. 그리고 그다음은 크립토(가상화폐)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몰아치겠다. when in doubt, attack(의심스러울 땐 공격하라)!”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 해체 전까지만 해도 이수정 경기대 교수, 여성운동가 신지예씨를 영입하는 등 관련 이슈에 다소 둔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에 이 대표와 갈등이 맞물리면서 젊은 남성 지지층의 이탈이 가속화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와 화해로 당 내홍을 극적으로 봉합한 후 여가부 폐지 이슈로 반등 기회를 잡으면서 2030 남성 지지가 필수적이라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젊은 남성층을 겨냥한 윤 후보의 행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성인 101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51.9%가 여가부 폐지 주장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는 38.5%에 그쳤다.

다만 정치권이 젠더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윤 후보 행보에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갈등이 악화할 경우 젊은 여성 등의 표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윤 후보 캠프 한 청년보좌역은 “캠프 내 청년들 사이에 이제는 진정해야 할 때라는 분위기가 있다. (젊은 남성들을 향한) 진심은 통했지만, 여기에 취하면 안 되고 조금 더 냉철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2일 열린 경기도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정권교체를 외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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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이날 2030세대 주요 관심사인 게임에 하루 일정을 쏟으며 ‘이남자’ 표심 구애를 이어갔다. 윤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게임 시장의 불공정 해소’를 위한 4대 정책으로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 △게임 소액 사기 전담 수사기구 설치 △e스포츠 지역연고제 도입 △장애인 게임 접근성 불편 해소 등 공약을 내놨다. 그는 “게임을 질병으로 보던 기존의 왜곡된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 게임 정책의 핵심은 ‘게이머가 우선’”이라며 “지금까지 게임 이용자에게 가해졌던 불공정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후보는 “장애인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며 장애인 게임접근성위원회 설치를 비롯해 장애인 게임 보조기구와 소프트웨어 개발 등도 약속했다.

윤 후보는 이날 저녁 이 대표와 함께 서울 종로구 e스포츠 전용구장 ‘롤파크’를 찾아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개막전을 관전했다. LCK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는 대회로 국내 e스포츠 대회 중 가장 큰 규모다. 윤 후보는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소속된 T1과, 광동 프릭스의 경기를 직접 관람했다. 이 선수는 세계 대회인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3회, LCK에서 9회 우승한 세계 최고 프로게이머로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윤 후보는 전날 하태경 의원을 선거대책본부 게임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최근 게임 산업과 관련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윤 후보에게 청년층 지지 회복을 위한 연습문제로 젠더·게임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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