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AP/뉴시스] 2021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일본 도쿄 거리에 쇼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2021.1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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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갑자기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 적용되고 있는 방역 비상조치가 확대될 가능성도 커졌다.
13일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12일 일본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전날(6377명)보다 2배 이상 증가한 1만324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4일 1265명과 비교하면 8일 만에 10배 이상 폭증한 것이다. 이는 작년 9월 9일(1만395명) 이후 약 4개월 만에 1만명대로 늘어난 수치다.
최근 일주일(6~12일) 하루 평균 신규확진자 수는 7635명으로 직전 일주일(969명) 대비 8배로 늘었다. 지난달 6~12일(125명)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 61배로 폭증한 것이기도 하다.
일본은 작년 말까지만해도 '일본 델타 바이러스 자멸설'까지 나오며 확진자 급감에 고무됐었다. 일례로 작년 11월 23일 일본 전체 신규 확진자수는 단 50명에 불과했다. 이 주장은 델타 변이가 일본 내에서 짧은 기간에 급격히 확산하면서 변이 바이러스 내 오류가 일어났고, 복제 불능 상태가 돼 사멸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최근 일본에서는 전파력이 강한 데다 기존 백신의 효과까지 일부 무력화하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주일미군 기지 집단 감염, 부스터샷 접종 지연 등이 급격한 확산의 이유로 지목된다.
주일미군 기지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한 오키나와현과 야마구치현, 히로시마현 등 3개 광역지자체에는 지난 9일부터 긴급사태에 버금가는 방역 비상조치인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이하 중점조치)가 적용되고 있다. 이들 지자체에선 음식점 영업시간이 오후 8~9시까지이다.
12일 수도 도쿄도의 신규 확진자는 2198명으로 전날(962명)보다 1000명 이상 급증했다. 도쿄도에서 신규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4일 이후 처음이다.
도쿄도는 13일 오후 모니터링 회의에서 감염 상황에 대한 경계 수준을 위에서 2번째로 1단계 끌어올릴 방침이다. 도쿄도가 경계 수준을 상향하는 것은 2주 연속으로, 위에서 2번째 단계가 되는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도쿄도는 또 입원 환자 수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의료 제공 체제에 대한 경계 수준도 현재의 가장 낮은 단계에서 3번째로 높은 단계로 한 단계 높이기로 했다.
전날 온라인으로 열린 전국 지사회에 출석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변이 바이러스 검사 결과 도쿄도 내 신규 감염자의 90% 이상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그는 "새해 들어 불과 10여일 만에 신규 감염자가 무려 28배까지 급증하면서 엄청난 속도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네티즌들도 놀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전날 도쿄도와 오사카부에서 각각 2198명과 1711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자 일본 네티즌들은 "확 늘었군" "무서운 감염속도 오미크론" "증가 속도가 심상치 않다" "무섭다" 등 놀란 목소리를 내거나 "백신 효과란 무엇이었을까"라는 의견을 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부스터샷 접종을 앞당기는 것으로 최근의 확산세에 대응할 방침이다.
NHK는 오는 17일 소집되는 정기국회에서 기시다 총리가 할 시정방침 연설의 원안을 입수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의료 종사자와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더욱 가속화하고, 오는 3월 이후에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이는 일반인 추가 접종도 앞당기기로 했다. 일본에선 지난달 1일부터 우선 의료종사자 104만명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이 시작됐지만, 전날 기준 접종률은 0.8%에 불과하다.
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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