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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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16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아내 김건희씨의 통화 녹취록을 두고 프레임전에 나섰다. 야권은 MBC를 향해 “제2의 권언유착 사건”이라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의견을 삼간 가운데 방송 시청을 독려했다.

윤 후보는 이날 MBC가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을 통해 김씨가 지난해 친여 성향의 온라인 매체인 ‘서울의 소리’ 기자와 수십 차례에 걸쳐 총 7시간가량 통화한 내용을 방송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김씨의 통화 내용 보도에 대해 “저는 그 내용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서…”라고 말을 아꼈다.

윤 후보의 침묵과 달리 선대위는 MBC 보도를 두고 “몰래카메라보다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김씨는 어제 MBC에 서면으로 반론을 요청하고, 실질적인 반론권 보장을 위해 ‘방송 개요’를 알려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며 “MBC는 김 대표가 인터뷰에 응해야 방송 개요를 알려주겠다는 억지를 부린다. 갖은 핑계로 반론을 방송에 반영하지 않는다면 언론의 기본 사명과 취재 윤리까지 위반한 것이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왜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에 대해서는 침묵하나”라며 “MBC는 지난해 12월 음성파일을 입수했다. 열린공감TV와 서울의소리는 7월부터 ‘몰래 녹음’ 상황을 공유해가며 더 일찍 알고 터트릴 시점을 조율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이 후보 관련 의혹의 녹취 파일에 대해서도 균형 잡힌 보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선대위 내부에서는 녹취록 내용에 따라 윤 후보와 김씨에 대한 동정론이 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준석 대표는 전날 JTBC와 인터뷰에서 “(김씨가) 말한 내용 중 다소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심신이 피폐해진 후보자 배우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말이라는 국민 여론이 형성될 수 있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을 보도 예고한 MBC를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로비에서 MBC 노조원들에게 가로막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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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공식적인 논평은 삼갔지만 MBC 보도가 ‘제2의 최순실’ 프레임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 후보는 이날 김씨 녹취록 보도에 대해 “특별한 의견이 없다”고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건희는 그(윤석열 후보)를 바보라고 했다(고 한다). 가르친다고 안 되니 가만히 있거나 써주는 대로만 하라는 것인데, 그걸 보면 김씨 눈이 정확했다”고 비꼬았다. 민주당 선대위에서 활동 중인 카피라이터 정철씨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지상파 시청률 50%. 이번 일요일 이거 한번 해보자”라며 방송 시청을 독려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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