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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메타버스가 온다

[콘텐츠칼럼]방송과 메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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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강신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연구위원(언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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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세계가 현실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메타버스' 이야기다. 메타버스는 이용자가 아바타를 통해 플랫폼에 접속해서 자유롭게 사회·경제·문화적 활동을 하며 현실세계와 독립적 또는 상호보완적 관계를 갖는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3차원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미디어 기업은 물론 대학, 은행, 정부 부처에서도 메타버스 플랫폼과 콘텐츠에 관심을 갖고 활용하려 한다.

방송사업자도 예외는 아니다. 방송에 메타버스를 접목해서 트렌드에 부응하고자 한다. 방송과 메타버스가 만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이미 구축된 메타버스 플랫폼에 방송을 삽입하는 것이다. 아리랑TV가 지난해 8월 네이버 제페토에 실제 방송환경을 그대로 옮긴 메타버스 맵 '아리랑타운'을 연 것이 대표 사례다. 이용자는 아리랑타운에 입장해 레드카펫을 지나 포토월에서 사진 촬영을 하거나 방송국을 둘러싼 맵 곳곳을 누빌 수 있다.

둘째 방송콘텐츠 안에서 메타버스를 다루는 것이다. 첫 번째 방식이 방송의 메타버스화라면 두 번째 방식은 메타버스의 방송 소재화라 할 수 있다. MBC가 지난 추석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와 손잡고 제작·방영한 파일럿 예능 '더 마스크드 탤런트'의 경우 가상세계에 녹화장을 마련하고 아바타를 통해 비대면 관객 투표를 진행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메타버스 추리 서바이벌을 표방해 지난해 10월 오픈한 웹 예능 '가상세계지만 스타가 되고 싶어'도 주목할 만하다. 출연진이 페이스 에디팅을 통해 다른 얼굴을 하고 나머지 출연진의 정체를 밝혀 가는 방식을 취했다.

모니터나 TV 수상기를 통해 구현하는 것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셋째 다른 미디어나 플랫폼을 넘나들면서 방송과 메타버스를 함께 가져갈 수도 있다.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방영했던 Mnet 아이돌 서바이벌 '걸스플래닛999'는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활용해 방송콘텐츠에 메타버스 유사 서비스를 접목했다.

tvN이 지난해 10월 개국 15주년 기념으로 '즐거움랜드' 캠페인을 기획, tvN 콘텐츠를 별도로 마련된 가상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게 했던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전통적 방송에 메타버스가 딱 들어맞지 않는 부분도 있고 메타버스가 방송을 통째로 바꿀 만한 대체재도 아니다. 게다가 메타버스라는 말이 언제까지 인기를 끌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메타버스라는 말 자체의 인기가 사라진다 해도 그것이 설명하는 수많은 현상 자체는 당분간 계속되거나 확대될 확률이 높다.

방송뿐만 아니라 콘텐츠 전 영역에서 새로운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은 물론 기존 콘텐츠에 메타버스적 요소를 접목하는 사례도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업자는 이러한 상황과 메타버스에 대한 고려를 통해 시청자와 접점을 확대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특히 TV 수상기만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어리거나 젊은 시청자에게도 훨씬 친근하게 다가가는 게 가능하다.

메타버스는 세계관과 '부캐'(부캐릭터) 문화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의 이목을 끄는 훌륭한 하나의 방법론이다. 시청자는 메타버스와 방송 융복합을 통해 확장된 시청 경험을 할 수 있다.

가상공간을 구현한 방송콘텐츠를 통해 새로움을 느끼고 방송 바깥에 마련된 가상공간에 참여하고 상호작용하는 등 온·오프라인 세계관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강신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연구위원 ksk@koba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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