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강성범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후자인 김건희씨의 '미투 폄하' 발언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 사진=강성범TV 유튜브 영상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친여 성향 코미디언 강성범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이른바 '미투 발언'을 질타하고 나섰다. 앞서 MBC '스트레이트'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통화 중 '보수는 돈을 주니까 미투가 안 터지는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강씨는 "미투를 폄훼하는 말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강씨는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강성범TV'에 게재한 영상에서 "다 주옥같은 말들이다. 아직도 윤석열 후보에게 줄을 대고 있는 이수정 교수는 어떤 얘기를 할지 궁금하다"라며 "말이 없으시면 저라도 다음 칼럼에서 이수정 교수한테 한마디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 16일 '스트레이트'는 김씨와 유튜브 매체 '서울의소리' 한 기자가 7시간 동안 나눈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당시 김씨는 "(진보는) 돈이 없지, 바람은 피워야 되겠지 그러니까 이해는 다 간다. 나는 진짜 다 이해한다"며 "보수는 돈 주고 해야지 (돈을 안 주고 하면) 안 된다. 나는 솔직히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불쌍하다.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 후보)는 안희정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투도 문재인 정권에서 먼저 터뜨리면서 그걸 잡자고 했잖나"라며 "그걸 뭐하러 잡자고 하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전 비서를 여러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두둔한 것이다.

MBC 시사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방송한 김건희씨의 7시간 녹취록 내용 / 사진=MBC 방송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씨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안 전 지사 성폭력 사건 피해자인 김지은씨는 즉각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지은씨는 17일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낸 성명에서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조차 음모론과 비아냥을 대하는 김건희씨의 태도를 보았다. 피해자들의 울부짖음이 담긴 미투를 그렇게 쉽게 폄훼하는 말들도 들었다"라며 "김건희씨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라고 규탄했다.

이어 "사과하시라.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됐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며 2차 가해자들은 청와대, 여당 후보의 캠프뿐만 아니라 야당 캠프에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명확하게 알게 됐다"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세상을 바꿔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변화의 노력에 장애물이 되지는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여성본부 고문을 맡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지은씨에게 사과를 전했다.

그는 "국민의힘 선대위 여성본부 고문으로서 진심으로 유감을 표한다"라며 "'쥴리설'로 인한 여성비하적 인격 말살로 후보자 부인 스스로도 오랫동안 고통받아왔었음에도 성폭력 피해 당사자이신 김지은 님의 고통에 대해서는 막상 세심한 배려를 드리지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