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통가 화산 폭발은 화산 분화 규모가 VEI(Volcanic Explosivity Index) 5 후반대로 추정되며, 이는 21세기에 일어난 화산 폭발 중 가장 큰 규모다.
끊이지 않는 자연재해와 정신건강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경제적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021년 미국에서만 혹한,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 688명이 사망하고, 피해액도 173조 원에 달했다.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자연재해로 인해 생긴 피해 손실을 복구하기 위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렇게 눈에 보이는 피해뿐만 아니라 숫자로 측정되지 않는 피해도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자연재해를 경험한 생존자에게 가해진 마음의 상처는 숫자로 표현할 수 없다.
자연재해와 같이 충격적이거나 예상하지 못한 사건을 맞이할 때, 사람들의 가장 첫 번째 반응은 보통 두려움과 스트레스다. 이때 경험하는 스트레스와 두려움의 강도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감정의 수준과 차원이 다르다. 미국 미네소타 주 로체스터에 위치한 마요 클리닉(The Mayo Clinic) 임상 심리학자 크레이그 소축(Craig Sawchuk) 박사는 “자연재해를 직접적으로 경험할 때 받는 스트레스와 두려움의 강도는 일반적인 경험의 규격을 훨씬 뛰어넘는다”라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직면하면 아드레날린(Adrenaline)과 코르티솔(Cortisol)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체내 분비량이 늘어나면서 인체는 ‘투쟁 또는 도주(Fight or Flight)’반응을 보이게 된다. 크레이그 소축 박사는 “자연재해를 경험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즉각적인 생물학적, 심리적 반응을 보이게 된다”라고 전했다. 단,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의 반응이 똑같은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소축 박사는 “어떤 사람은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약과 술 중독에 빠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추론과 자기 통제를 관장하는 부분을 손상시켜 중독이나 충동적인 행동의 가능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 미국을 강타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 생존자 3분의 1이 담배와 술 그리고 대마 중독에 빠졌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뿐만 아니라, 눈앞에서 집이 파괴되는 것을 목격하는 등의 트라우마도 생존자에게 큰 정신적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경우 대부분 불안감과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생존자들은 악몽을 꾸거나 안전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거나 호흡곤란과 같은 신체적 반응 역시 보일 수 있다.
국내의 경우에는 2003년 발생한 대구 지하철 참사 생존자의 대부분이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된바 있다. 대한불안장애학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생존자 86.8%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을 2년 간 추적 연구했을 때 생존자 129명 중 64명(49.6%)이 PTSD, 34명(26.4%)이 불안장애, 적응장애 9명, 주요 우울증 2명 그리고 1명은 비특이적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재해를 경험한 생존자가 정신적 충격이 후유증과 심한 정신질환으로 고착되기 전에 서둘러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재해를 당한 피해자들의 심리적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재해를 당한 지역과 사회가 일상으로 빨리 복귀될 수 있도록 돕는것이 재해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www.hidoc.co.kr)
저작권ⓒ ㈜엠서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이닥 공식 SNS - 페이스북 / 네이버포스트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