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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GTX 대선공약'에 매물 거두고 '들썩들썩'…"상투 잡는다" 경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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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이소은 기자, 유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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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7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1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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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할 때마다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고 보면 된다. GTX(수도권 광역급행연차) 연장 이야기가 나오니까 급하지 않은 집주인들은 다시 매물을 거둬 들이고 있다."(경기도 평택 소재 공인중개사)

대선 후보들이 GTX 노선 연장 등 교통공약을 잇따라 내놓자 평택, 안성, 광주 등 호재가 기대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널뛰기 하고 있다. 금리인상과 대출규제로 전국 집값이 하향 안정세로 접어든 가운데 대선공약이 집값을 자극할 우려가 제기된다. 공약 실현 가능성을 따지지 않는 '묻지마 매수'를 했다가 자칫 '상투'를 잡을 수 있다고 정부가 경고하고 나섰다.


홍남기 부총리 "대규모 개발 공약에 집값 영향..심각한 우려" 경고...GTX 호재로 평택·안성·광주 등 집값 상승폭 확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1월 들어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이 선거과정에서의 대규모 개발 공약에 영향을 받는 조짐도 있어 정부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모니터링중"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의 발언은 여야 대선후보의 교통·주택 개발 공약을 염두에 둔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7일 "GTX 3개 노선 중 A와 C 노선을 평택까지 확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존 3개 노선으로는 수혜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심각한 교통 혼잡이 우려된다"며 3개 노선 신설 공약도 함께 내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지난 16일 "윤 후보가 춘천까지 가는 GTX를 연결하겠다는데 좋은 생각이고 타당성 검토를 해보겠다"고 언급했다.

대선 후보의 GTX 공약에 따라 노선 연장 혹은 신설 가능성이 있는 수도권 남부의 경기도 평택과 안성, 광주, 여주, 이천 등과 강원도 춘천 등이 주목을 받았다. 실제 윤 후보자의 발언 이후인 지난 10일 기준으로 평택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4%로 전주 0.04% 대비 대폭 뛰었다. 안성도 같은 기간 0.11%에서 0.22%로 상승폭이 확대돼 수도권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광주 역시 상승률이 0.05%에서 0.08%로 소폭 확대됐다. 이는 지난 10일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폭이 평균 0.02%, 0.03%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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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지 않은 평택 집주인, 매물 거둬들여"..삼익 아파트 66㎡ 실거래가격 1.8억→2.1억으로 올라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지역은 GTX A노선과 C 노선 연장 공약이 나온 평택이다. 평택 소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다른 지역 대비 평택이 저평가 돼 있다는 인식이 있는데다 교통 호재로 언론을 통해서 나오니까 집주인들이 다시 매물을 거둬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시가격 1억원 이하의 1~2억원짜리 아파트를 수천만원 내고 갭투자로 사려는 외지인들의 매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평택 지산동 삼익아파트 전용 66.57㎡는 지난 7일 2층이 2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 5층이 지난해 12월 11일 1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1개월도 안돼 3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인근 평택 합정동 참이슬 아파트는 전용 59.98㎡(7층)가 지난 13일 2억2700만원에 실거래됐다. 같은 면적의 5층이 직전인 지난해 12월 11일 2억1300만원(15층)에 거래됐는데 실거래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천 부발읍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하락하는 분위기에서 공약이 나오다보니 가격을 지탱해주는 정도는 될 것 같다. 공약일 뿐이니 아직은 관망세다. 하지만 주민들은 기대가 크고 이것 때문에 윤 후보 당선을 바라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주 소재 중개업소에서는 "호재는 호재지만 워낙 시장 경기가 안좋아서 가격 반영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당선이 되면 다르겠지만 아직 후보 입장인데다가 한쪽 후보의 공약이다보니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묻지마 매수 했다간 상투 잡는다" 정부의 경고..지난주 의왕·시흥·하남·동두천 줄줄이 하락

정부는 어렵사리 하향 안정세로 돌아선 집값이 대선 공약에 따라 다시 자극을 받을 것을 우려한다. 교통 공약 뿐 아니라 여야 후보자의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양도세 중과 유예 등 주택·세금 공약도 서울 도심내 집값 불안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서울 양천구 목동이나 노원구 상계동 등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강남권 재건축 대단지는 안전진단 완화와 양도세 중과 유예 공약에 일부 반응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부동산시장 안정은 여야 그리고 현정부·차기정부를 떠나 추구해야 할 공통의 지향점이므로 형성된 안정화 흐름이 훼손되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선 공약 실현 가능성을 따지지 않고 '묻지마' 매수에 나설 경우 가장 높은 가격에 집을 샀다가 추후 집값 하락으로 '낭패'를 당할 수 있다고 정부는 경고한다. 실제 지난주 기준으로 수도권 주요 지역 중에선 의왕(-0.02%) 수원 영통(-0.01%) 시흥(-0.07%) 화성(-0.01%) 하남(-0.02%) 동두천(-0.02%) 등이 집값이 줄줄이 떨어졌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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