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논란
"러시아, 움직일 것"…사실상 침공 현실화 예고
소규모 침략시 수위 맞춰 선택적 제재 가능성 시사
우크라 관료 "러시아에 침략 길 터준 것" 비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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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방송의 크리스 실리자 에디터는 19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실시한 취임 1주년 기자회견과 관련, 그가 사실상 러시아의 침공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나는 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 무엇을 할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 추측컨데, 그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움직일 것이다. 그는 무언가 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실리자 에디터는 “현재 우크라이나 국경 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와우’라고 외칠 만한 순간이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을 사실상 예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또 별도의 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이) 만약 ‘가벼운 침입’(a minor incursion)이라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지와 하지 않을 것인지 등을 놓고 싸워야 하는 처지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는 러시아의 공격 강도에 따라 대응 수위를 결정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제 우크라이나 관료들은 이 발언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고 CNN은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진출에 대해 미국의 승인을 얻었다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한 우크라이나 관료는 “이건 푸틴 (대통령)에게 마음대로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라고 ‘그린라이트’(청신호)를 켜준 것”이라며 “이와 같은 뉘앙스의 발언은 미 행정부로부터 들어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백악관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소규모 침입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진입이 아닌, 사이버 공격 등을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준군사요원이나 친러 반군 등을 활용해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일 경우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대통령에게 다음을 명확히 했다. 러시아군이 한 명이라도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는다면 재침략이며, 이는 미국과 동맹의 신속하고 혹독한 공동 대응에 직면할 것이란 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오랜 경험을 통해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과 준군사 공작 등을 포함해 군사적 행동의 기준에 미치지 않는 폭넓은 공격 전술을 구사하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오늘 그는 러시아의 적대적 행위가 과감하고 상호적이며 일치된 대응에 직면할 것임을 단언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비판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리처드 하스 회장은 이날 트위터에 “대통령은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에 진입할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면 치러야 할 대가도 적을 수 있음을 암시했는데, 이러한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이런 발언들은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을 약화하고 외교적 성과를 낼 가능성도 낮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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