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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일부 저축은행에 대한 가계대출 규제를 완화한다. 매년 격차가 벌어지는 대형 업체와 중·소형 업체 간 간격을 줄이고, 당국이 내리는 정책 주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 초 회의를 통해 일부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최대 연 20%대까지 조정했다. 작년 말 관련 권고치를 연 10.8~14.8% 수준으로 설정했던 데서, 상당 부분 끌어올렸다. 이는 작년 전체 증가율 목표치였던 연 21.1%와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이로써 올해 저축은행의 업체별 대출 제한 범위는 연 10~20%대까지 넓어지게 됐다.
대상은 자산 규모가 작은 중소 저축은행들이 주를 이룬다. 여기에 정책적 협조에 적극적으로 나선 저축은행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연 13~14%대에서 목표치를 전달받았다. 이후 중소업체들이 대출 영업을 펼치는데 일부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갈수록 심화하는 저축은행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조치다. 그간 업계에서는 가계대출과 관련해 일괄적 기준을 적용하면 결국 ‘빈익빈 부익부’를 키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규정대로라면 기존 대출 취급량이 많던 대형사는 증가액을 크게 가져갈 수 있는 반면, 소형업체는 조금만 취급량을 늘려도 기준에 걸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축은행 업계의 양극화는 심각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총 자산 규모는 112조7039억원인데 이 중 상위 10개사의 자산 비중은 42%(47조6710억원)에 달한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12조9749억원에 이르렀지만, 대원상호저축은행의 경우 총 자산이 79억원에 불과하다. 바로 이 때문에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출사표를 던진 유력 후보들도 양극화 해소를 주요 과제로 앞다퉈 제시하고 있다.
동시에 대출 규제 관련 실효성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도 포함됐다. 당국이 제시한 목표치를 충실히 이행한 업체에는 ‘규제 완화’란 상을 주고, 반대로 위반한 업체에는 ‘규제 강화’란 벌을 줌으로써 향후 적극적인 이행을 독려하는 식이다. 이미 작년에 당국이 주문한 총량 규제 권고치를 초과한 업체가 상당수 발생했던 전례가 있다. 작년 6월 말 기준으로 저축은행 18곳이 당국이 정한 가계대출 증가 범위를 넘어섰다. 이들 중 대부분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0% 초반대에서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 범위를 상당히 넓은 수준까지 유연하게 조정함으로써 중소업체와 정책적 협조에 적극적으로 나선 업체가 상대적 이익을 볼 수 있게 됐다”며 “이는 향후 업계의 균형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훈 기자 ha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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