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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어수선하軍]국군은 인스타 사관학교? 규정따위 몰라...천하제일폐급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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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지키러 왔나? 자기자랑하러 왔나?

군기문란자가 어지럽히는 제복의 명예

군복무를 경험자들은 군간부들이 병들에게 복장을 잘 갖춰 입으라며 지시하고 통제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군간부들은 그런 지시와 통제를 해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된다. 모범을 보여야 할 군간부들이 규정파괴를 일삼고 SNS(사회관계망) 스타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군대와 군인의 이미지 인플레이션은 매우 심각하다. 그덕에 군대는 멋진 몸매를 자랑하는 섹시하고 젊은 셀럽(celeb·유명인)을 양성하는 사관학교가 됐다. 21사단에서 전역한 여군장교는 전역 당일 브이로그를 유튜브에 올렸다. 풀어헤친 머리로 부대 곳곳을 여과없이 찍었지만, 군 당국이 내린 조치는 일부 영상의 모자이크 처리가 고작이었다. 물러터진 군대의 미래는 패전과 망국뿐니다. 베트남전 당시의 남베트남군과 미군의 상급자의 도덕적 해이처럼 말이다.

언론사 보도용으로 제공한 한 사단장의 사진에는 보병 병과 표지장이 부착돼 있다. 준장 이상 장군은 제병을 아우르는 고급장교라는 의미에서 병과 표지장을 부착하지 않는다. 그런데 소장인 사단장의 전투복에 보병 병과표지장이라니 한심할 따름이다. 약장부착 규정도 모르는 국방TV 진행자(육군 대위), 버젓히 가짜약장을 달고 해쉬태그를 다는 군간부들도 부지기수(不知其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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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자신을 육사출신 15년차 군인이라고 소개한 현역 소령이 반나의 정복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얼마나 자랑스러웠던지 '#육군사관학교', '#장교'라는 해쉬태그도 달았다. 한명의 일탈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에는 오늘도 헐벗은 장교 부사관들의 사진이 판을 친다. 군인으로서 건강한 몸과 체력을 키우는 것은 권장할 일이다. 아름다운 젊음을 유지하고 간직하고 싶은 마음과 표현의 자유도 존중돼야 하지만, 군의 기간인 장교와 부사관이 '자신을 뽐내는 수단'으로 제복을 이용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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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의 군인의 복장과 착용에 대한 사항은 대통령령인 '군인복제령'과 국방부령인 '부대관리훈령'에 명시돼 있다. 군복을 착용하고 외모를 단정히 해 '군인의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들 규정을 무시한 군간부가 부하를 이끌 수 있겠나. 군인복제령에 따르면 정복은 원칙적으로 ▲본인과 가족의 예식 및 행사참석 ▲평시에 평상근무를 할 때 ▲초청장에 지정된 때 ▲그 밖에 각 군 참모총장이 지정한 때 등으로 한정된다. 이는 하사 이상 전역간부에게도 적용된다. 즉, 자신의 몸을 인스타그램 등에 뽐내기 위한 수단으로 제복착용은 허용되지 않는다.바디프로필을 찍어주는 민간 스튜디오들이 무분별하게 경쟁하듯 군인의 사진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시민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군대와 군인의 모습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 또한 꼴볼견이다. 군복무 경험이 없는 여성 국회의원이 군복과 자신의 얼굴을 합성해 홍보포스터를 만들어 쓴다. 여·야를 막론하고 유엔군 사령부가 안전을 위해 착용을 제한하는 군복과 장구류을 착용한채 남방한계선을 드나든다. 언제부터 당신들이 그렇게 군인을 생각했나.

정치공약 홍보에는 한국군이 아닌 엉뚱한 이미지를 마구 쓴다. 적성국 이미지도 예외가 아니다. 근본도 원칙도 없는 대한민국 국군의 모습이다. 이런 시대에도 자신의 약장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묵묵히 복무하는 군인들도 많다. 그들은 요즘의 세태를 '천하제일 폐급대회'라고 이야기한다. 폐급은 군에서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며 군인으로서 복무할 자격조차 없는 이들을 지칭하는 군대 은어다. 누가누가 더 폐급인가를 뽐내는 오늘날의 국군과 군인들이 계속 는다면, 우리는 망국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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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2016년부터 올해까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인근의 역과 공항에서 만난 군인들은 다양한 천태만상을 보여줬다. 최전방수호를 담당하는 게 너무나 가슴벅찬 기쁨이었을까. 최전방 경계외에는 착용해서는 안되는 '헌병(군사경찰)'완장을 차고 서울시내와 공항을 활보하는 장병들.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상징인 '최전방수호병' 휘장이 있음에도 규정위반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해당부대 군간부들은 휴가자 교육을 독특하게 했을것이란 추측마저 들게 한다.

국방부 인근 용산역 광장에는 지저분한 토사물을 뱉아내는 비둘기와 함께 혐오스런 군복들도 많다. 방역수칙 따위는 이미 잔반통에반납한 군간부들의 입은 참으로 즐거워 보인다. 군인복제령을 위반한 유명 셀럽의 사진을 국방부 보도자료로 제공한다. 돌아가는 삼각지는 군인의 기본자세도 빙글빙글 돌아간다. 혼돈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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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와 군 당국은 이런 군기강 해이를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기자가 보낸 질의와 민원에 대한 답변은 대부분 '조치하겠다'는 짧은 입장표명으로 끝이났다. 자신의 옷조차 똑바로 입지 못하고 기초적인 규칙마저 불편하다고 내팽겨치는 군인이 목숨을 건 전쟁에서 살아남아 시민들을 구할 수 있을지 우리는 깊게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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