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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치킨 주문 9분 후 취소 안 된다 했더니… “인성 걸러먹었음” 악성 리뷰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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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자영업자가 치킨을 잘못 주문한 뒤 악성 리뷰를 남긴 고객 때문에 고민을 토로하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악의 리뷰 그리고 고객님의 대응’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경남에서 치킨집을 운영한다는 A씨는 “어제 너무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배달 앱으로 주문받고 ‘10분 이내 조리 완료’를 누른 뒤 바로 조리에 들어갔다”며 “9분쯤 지나자 배달 앱 고객센터로부터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전화 내용은 고객의 주문 취소 요청이었고 A씨는 손님에 “같은 음식으로 주문 들어온 게 없어서 취소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A씨가 매장을 비운 사이 해당 고객이 찾아와 A씨의 아내에 “왜 주문 취소 안 해 주냐”, “장사를 왜 이딴 식으로 하냐” 등의 말을 하며 삿대질을 하고는 음식을 받아나갔다.

아내는 A씨에 이같은 얘기를 전해 듣고 “우리가 장사하는 게 죄다. 좋게 생각하자”라고 했지만 해당 고객이 남긴 리뷰에 할 말을 잃었다.

A씨는 “너무 화가 나고 참을 수 없더라. 고객 횡포에 겁을 잔뜩 먹고 눈물 흘리는 아내를 보니 더더욱 참을 수 없었다”며 “요즘 고객님들 좋은 분도 많지만 갑(甲)이라고 생각하는 분들 정말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7년 차 가게를 운영해오면서 이런저런 분들 많이 봤지만 어제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며 “‘장사가 그런 거지’ 하면서 스스로 위로해봤지만 많은 사람이 보는 리뷰에 저런 글을 올라와 너무 힘들다”고 밝혔다.

결국 경찰에 신고한 A씨는 “손님을 상대로 이게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지만, 묵묵히 힘든 일 참아내며 일하는 아내는 무슨 죄가 있어서 이런 모욕을 당해야 하느냐”며 “우리 매장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런 리뷰를 감당해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좋은 이미지 가지려고 10대 학생들이 손님으로 오면 고개 숙여 인사한다”며 “얼마나 더 정성을 쏟아야 하느냐. 코로나만 해도 너무 힘든 시기인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답답한 마음을 나타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글만 봐도 열 받는다”, “본인이 잘못 주문해놓고 화를 내냐”, “손님들도 저런 리뷰는 알아서 거를 것”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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