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최대 수주 기록했으나 4분기 적자 예상
통상임금 등 비용 증가에 미인도 시추선도 발목
올해 수주 감소에 원가 인상 등 우려 남아 있어
지난해 수주 호황이 실적에 반영되려면 1~2년의 시간이 걸리는 데다가 저가 수주와 원가 상승 여파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통상임금 패소 등 악재도 겹쳤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4분기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사들의 적자가 올해 2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전망치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4분기 355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중공업은 933억원, 대우조선해양 역시 467억원의 적자를 전망했다. 조선 3사가 나란히 어닝쇼크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2021년 수주 실적이 250억 달러(약 29조9275억원)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한국조선해양은 노조와의 통상임금 소송 분쟁에서 패소하며 4분기 실적에 발생 비용을 반영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인도하지 못한 시추선에 대한 감가상각과 관리 비용이 발목을 잡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3년간 저조한 수주 등에 따른 타격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올 하반기가 돼야 실적 개선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을 제외하고는 올해까지 적자가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현재 조선업계가 처한 환경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올해는 지난해 보다 선박 발주가 감소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90억 달러(약 58조6579억원)에 이르며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가 올해 23%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며 지난해 4분기 선박 수주가 3분기 대비 15%가량 감소했다. 선주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후판 등 원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지난해 철강사들이 조선용 후판 가격을 크게 올려 올해는 이에 대한 부담을 줄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철광석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후판 가격을 내리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또한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불발하며 국내 조선사끼리의 수주 경쟁을 지속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빅3’에서 ‘빅2’로 업계 개편을 통해 선주와의 협상력을 높이고 저가 수주 경쟁 과열을 가라앉히겠다는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는 낮춰야 할 것”이라며 “지난해 수주한 선박의 단가가 전년 대비 높아진 영향으로 올해를 기점으로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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