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영끌족 늘어나면서 대출 심사 필요
신용평가 진행 어려운 사회 초년생, 현행 방식으론 낮은 등급
금융권 AI시스템 도입해 신용평가 추진
이동통신 납부기록, 학자금 상환율, 세금 납부로 측정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씬 파일러(thin filers)'. 금융거래가 거의 없어 관련 서류가 얇은 은행 고객을 지칭하는 용어다. 최근 2년 간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나 3년간 대출 실적이 없어 신용평가를 진행하기 어려운 대학생 혹은 사회 초년생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시중은행의 현행 신용등급 평가 방식으로는 낮은 등급을 받게 될 확률이 높다. 금융권은 이같은 대출 수요자들의 대출심사를 인공지능(AI)에 맡기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중이다.
3일 금융연구원의 '금융업 인공지능 활용과 정책과제'(서정호 금융연구원 부원장)보고서는 국내 8개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지방은행 3곳·인터넷은행 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용평가와 대출심사 분야에서 AI활용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주식과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20대 초·중반들의 대출 수요가 늘어나면서 씬 파일러를 대상으로 AI기반의 신용평가모형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씬 파일러의 이동통신 납부 기록과, 학자금 상환율, 세금 납부 내역같은 데이터를 AI에 활용해 신용 등급을 도출하는 식이다.
보고서는 "개인대출 부문에서는 기존 통계기반의 평가모형으로 대출받기가 어려웠는다"며 "AI를 통해 상환율, 부도율과의 직접적인 상관 관계를 입증할 수는 없으나 관계의 유의성은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리승인, 한도 세부조정에서 AI활용을 할수 있는데 정확도와 변별력이 개선됐다는 게 금융권의 견해"라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면 상환능력을 분석할 만한 데이터를 더 많이 모으는 것이 금융권의 과제"라고 말했다.
씬파일러 사례 외에도 개인대출 부문에서 AI활용은 대안으로 자리잡았다. 미국의 투자금융회사인 씨티그룹은 고객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데이터를 모니터링 해 신용등급 판단의 부가 정보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신한은행은 AI로 신용관련 데이터 활용해 대출 연체 가능성을 분석하고, 소상공인의 신용 평가를 측정할 수 있는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대출의 부문에서 AI 활용도가 아직 미미하다. 보고서는 "재무제표 같은 기업과 관련된 지표 외에도 언론기사 같은 정성적 지표까지 모든 외부 데이터를 수집해 기업을 평가하는 은행이 있었다"면서도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 기반의 모델은 초기단계라 신용평가에 직접 활용되진 못하고 심사역이 판단하는데 참고자료로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