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이슈 [연재] 연합뉴스 '특파원 시선'

[특파원 시선] 올여름 방역패스 해제 꿈꾸는 프랑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부 "5차 유행 정점 지났다" 평가…규제 완화도 시동

하루 평균 30만명씩 확진…전문가들 "여전히 확산 빨라"

연합뉴스

파랗게 빛나는 프랑스 파리 에펠탑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하루 평균 30만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는 프랑스가 반년 안에 백신 패스를 해제할 수 있다는 목표를 내놨다.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6개월 안에 코로나19에 걸렸었다고 증명하는 백신 패스가 없으면 다중이용시설과 장거리를 이동하는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

프랑스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BFM 방송에 출연해 올해 7월 이전에 백신 패스를 폐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코로나19 5차 유행이 정점을 찍었고,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고 평가하면서 이러한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현행법상 백신 패스는 올해 7월까지 유지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상황이 나아진다면 그보다 일찍 백신 패스를 없앨 수 있다고 베랑 장관은 설명했다.

백신 패스를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는 코로나19 때문에 의료 체계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거나, 새로운 코로나19 변이가 확산하지 않을 때 등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코로나19 환자가 현재 3천700명에서 1천명 수준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의 거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정점을 찍었다는 베랑 장관의 말대로 프랑스 보건당국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1월 25일 3천775명으로 고점을 찍고 2월 2일 3천460명으로 내려왔다.

1월 25일 50만1천63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신규 확진자는 26일 42만8천8명, 27일 39만2천168명, 28일 35만3천503명, 29일 33만2천398명, 30일 24만9천448명, 31일 8만2천657명으로 하락세를 그렸다.

베르사유 대학교에서 공중보건학을 가르치는 마무드 쥐레이크 교수는 일간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검사 대비 양성률에 눈에 띄는 변화가 없는데도 7일 연속 규모가 줄어든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했다. 프랑스의 코로나19 검사 양성률은 지난달 20일부터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확진자 1명이 다른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R 지수도 2월 1일 기준 0.98명으로 낮아져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몽펠리에 대학의 역학자 미르세아 소포네아가 진단했다.

연합뉴스

프랑스 니스에서 백신패스를 검사하는 식당 직원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이러한 지표 개선에도 경계를 느슨히 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고, 일주일에 최소 3일간 요구해온 원격근무 지침도 없어지는 등 몇 안 되는 규제마저도 완화하면서 다시 코로나19 확산에 불이 붙을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달 16일부터는 그동안 금지해온 기차와 비행기, 영화관과 스포츠 경기장 등에서 음식물 섭취가 가능해지고 나이트클럽이 다시 문을 여는 등 다시 일상으로 복귀를 계획하고 있다.

쥐레이크 교수는 코로나19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는 속도가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여전히 입원 환자와 사망자는 많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 베랑 장관의 입에서 '최악은 끝났다'는 말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프랑스 정부가 정점을 지났다고 선언한 뒤 곧 새로운 유행이 엄습했고 이번이 공식적으로 5차 유행이니 이 과정이 다섯 번 되풀이된 셈이다. 코로나19와 함께 맞이하는 세 번째 봄부터는 'N차 유행'이 없기를 바라본다.

연합뉴스

프랑스 코로나19 백신패스와 마스크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runr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