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피겨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15)의 도핑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발리예바의 개인전 출전을 놓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긴급청문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오늘(11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발리예바가 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발리예바의 도핑은 지난해 12월 러시아에서 열린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실시한 검사 때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 혈압의 급격한 변동을 제한하는 작용을 합니다. 운동선수들이 신체 효율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할 수 있어 2014년부터 도핑 금지약물로 지정됐습니다. 과거 중국 수영선수 쑨양이 이 약물을 사용했다가 적발된 적이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도핑 검사를 담당하는 국제검사기구(ITA)는 발리예바의 도핑 위반 결과를 지난 8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날 발리예바는 피겨 단체전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결국 8일 예정됐던 단체전 시상식은 돌연 연기됐습니다. IOC는 "국제빙상연맹(ISU)과 법적으로 논의 중인 돌발 사안이 생겼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ROC 선수들이 도핑 검사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러시아 언론은 발리예바가 여기에 연루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도핑 사실을 확인한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발리예바에게 잠정적으로 출전 징계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발리예바가 불복해 항소했고, RUSADA는 징계를 철회했습니다. 이로써 발리예바는 개인전에 출전할 수 있게 됐고, 단체전 금메달도 지킬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ITA와 IOC가 여기에 반대했습니다. RUSADA의 징계 철회가 부당하다고 나선 겁니다. 그러면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습니다. CAS는 긴급 청문회를 열고 발리예바의 개인전 출전 여부와 단체전 금메달 박탈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발리예바는 이번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의 강력한 우승 후보입니다. 남자 선수들도 하기 어려운 4회전 점프를 자유자재로 구사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아직 만 16세가 되지 않아 세계반도핑기구 규정상 정보공개 보호대상자로 분류됩니다. 징계 수위도 낮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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