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 출신인 최 전 원장은 '정치 1번지'라고 불리는 종로에서 윤 후보와 함께 "정권교체"를 외치며 선거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좌)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 2021.09.12 yooksa@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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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관위 "최재형, 윤석열과 공정·상식·정의에서 부합"…崔 "정권교체 위해 뛰겠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9일 늦은 밤 회의를 열고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된 서울 종로에 최재형 전 원장을 후보자로 내세웠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는 윤보선, 노무현, 이명박 등 3명의 전직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지낸 지역구다. 여기에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바 있는 이낙연 전 의원도 종로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특히 이번 대선과 관련해 청와대가 종로에 위치한 만큼 대선 후보와 함께 뛰는 '러닝메니트' 성격이 짙다. 이에 국민의힘 공관위 역시 종로를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해 거물급 인사를 추천하기 위해 논의를 펼쳐왔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귀책 사유가 있는 종로에 '무공천'을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공관위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세대교체를 위해 새롭고 젊은 청년 정치인을 공천할 것인가, 아니면 이미 검증된 거물급 인사를 공천해 안전하게 갈 것인가를 두고 고민을 한 것이다.
한 국민의힘 공관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실 신인을 하자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젊은 분들께서 단순히 생리적으로 젊은 분을 원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최 전 원장처럼 공직생활을 하며 정권에 충성하지 않았던 분을 원하시지 않겠나"라며 "최 전 원장은 공정에 대해 표본과 같은 분이다. 또 나이가 있더라도 시대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분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공관위원은 최 전 원장을 종로에 공천한 것에 대해 "(윤석열) 후보가 주장하는 공정과 상식, 정의 면에서 제일 부합했다"며 "공관위원들 사이에서도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최 전 원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당초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가했던 최 전 원장은 종로에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후보의 비공개 회동에서 홍 의원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전략공천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와 고충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최 전 원장은 "홍 의원과 종로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고, 곧바로 윤 후보를 만나 상황을 수습했다. 이후 윤 후보는 최 전 원장에게 선대본부 상임고문직을 제안하며 원팀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최 전 원장은 최근 며칠 동안 출연한 라디오에서 종로 출마 의사에 대해 "당의 명령이라면 당원으로서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최 전 원장은 종로 공천이 확정된 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의 명을 받들겠다. (전략공천이) 좋은 소식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윤석열 후보와 함께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해 10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청년들로 구성된 '거꾸로 멘토단'과 토론을 하고 있다. 2021.10.03 kilroy023@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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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형, '탈원전' 두고 文 정부와 대립…정치 초년생의 반란
1956년생 경남 진해 출신인 최 전 원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부친은 고(故) 최영섭 전 예비역 대령이다.
최 전 원장은 사법시험 23회, 연수원 13기 출신으로 1986년 판사 임용 후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판사를 시작해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 대구고등법원 부장판사, 대전지방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을 역임했다.
최 전 원장과 경기고, 서울대 법대 동기이자 사법시험을 나란히 합격한 강명훈 변호사가 그의 최측근이자 죽마고우다. 고교 시절 거동이 불편한 강 변호사를 최 원장이 업어서 등하교를 함께한 일화 등으로 '미담' 부자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2017년 말 문재인 정부에서 감사원장으로 발탁됐으나, 지난해에는 오히려 야권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대표적인 계기는 월선 원자룍발전소 1호기 조기폐쇄 감사를 놓고 문 정부와 대립한 사건이다. 최 전 원장은 지난 2019년 월성 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 감사를 비롯해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을 겨냥하면서 공격을 받았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 결정 과정에서 계속 가동 시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결론 내렸다.
여기에 김오수 현 검찰총장을 감사위원으로 추천한 청와대의 인사를 거부하면서 본격적인 대립각을 세웠다.
감사원장 사퇴를 결심한 최 전 원장의 행보는 그야말로 전격적이었다. 지난해 6월 28일 감사원장직을 사퇴한 최 전 원장은 17일 만인 7월 15일에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당시 국민의힘 입당을 두고 저울질을 하던 윤석열 후보와 대비되는 행보였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석열 후보의 '리스크'에 대비해 최 전 원장을 유력한 대선 후보로 키워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이에 최 전 원장의 캠프는 급속도로 커지며 지지율 두 자릿수를 돌파하는 등 윤 후보의 유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치 '초년생'인 최 전 원장의 대선은 순탄치만은 못했다. 내부 분열로 인한 캠프 해체 선언에 이어 상속세 폐지, 가덕도신공항 전면 재검토, 낙태 반대 1인 시위 등의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이에 당초 국민의힘 대선 경선 4강 진출에 실패하기도 했다.
최 전 원장은 2차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에는 홍준표 의원을 지지하며 윤 후보와 거리를 뒀다. 이후 윤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발탁되자 경선에 참가했었던 대선 후보들과 함께 '원팀' 선언을 하며 의미있는 행보를 지속해왔다.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 출신인 최 전 원장이 윤 후보와 함께 정권교체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taehun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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