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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김정일 패션 따라하는 김정은 '고난의 행군' 의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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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김정은, 야전점퍼·선글라스의 김정일 패션으로 등장
김일성 따라하더니 이번에 이례적으로 김정일 패션
'제2 고난의 행군' 극복 위한 자력갱생 강조 맥락
노컷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양 화성지구 1만세대 주택 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조용원 당 조직비서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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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양 화성지구 1만세대 주택 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조용원 당 조직비서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2일 평양 화성지구 1만 세대 주택건설 착공식에 검은 색 선글라스에 카키색 점퍼 차림으로 등장해 직접 연설을 했다.

카키색 점퍼에 검은색 선글라스를 낀 김 위원장의 모습은 생전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연상시켰다.

그런데 김 위원장은 사실 지난 2012년 집권 초부터 아버지 김정일이 아니라 주로 할아버지 김일성의 패션을 따라했다.

김 위원장은 짧은 머리에 뿔테 안경과 중절모를 쓰고 검은 색 오버코트를 입은 모습으로 청년 김일성의 이미지를 자신에 투사시켰다.

인민복을 입어도 아버지처럼 녹색이 살짝 도는 카키색 인민복이 아니라 좀 더 고전적인 김일성 스타일의 검은색 인민복 또는 흰색 인민복을 착용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따라하면서도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관련해서는 일부 정책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10월 금강산 관광 지구를 방문해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 되었다"고 비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이번에 생전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처럼 카키색 점퍼에 선글라스를 끼고 대중들 앞에 선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화성지구 착공식처럼 김 위원장이 선글라스를 쓰고 카키색 점퍼를 입고 공개 활동을 한 사례는 많지 않다"며,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노컷뉴스

지난 2011년 단천항 건설현장에 방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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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단천항 건설현장에 방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연합뉴스생전의 김정일을 연상시키는 김 위원장의 패션정치는 아무래도 오는 2월 16일 김정일 생일 80주년(광명성절)을 앞두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더 중요하게는 지금이 과거 김정일 시대 고난의 행군 시절보다 더 어려운 때(제2의 고난의 행군)인 만큼 수령을 중심으로 한 내부단결, 자력갱생의 정면 돌파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에 카키색 야전 점퍼를 입고 '쪽잠에 줴기밥'(주먹밥)을 먹으며 전국의 주요 현장을 현지지도하다 결국 과로로 지난 2011년 11월 열차 안에서 숨을 거뒀다는 것이 북한의 공식 설명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사망 뒤 입관할 때도 이 점퍼 차림이었다. 김정일의 현지지도를 상징하는 것이 바로 야전점퍼이다.

결국 김 위원장은 아버지를 따라하는 패션으로 인민대중제일주의, 즉 인민에 대한 수령의 헌신과 이에 따른 통치 정당성을 강조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박계리 국립통일교육원 교수는 "김 위원장은 할아버지 따라하기와 아버지 따라하기의 구도를 넘어서서 필요에 따라 김일성과 김정일의 이미지를 선택적으로 호출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누구에 국한되지 않고 필요에 따라 선대 수령을 호출하는 일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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