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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슈 세계 금리 흐름

미 도매물가 10% 육박…연 7회 금리 인상론 굳어진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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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PPI, 전년비 9.7%↑ '역대 최고 수준'

기업發 인플레, 소비자 판매가격 더 올릴듯

'물가 부담' 연준, 금리 인상 속도 빨라진다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의 도매물가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1년 전보다 10% 가까이 폭등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인플레이션 정점론을 무색하게 하는 수치다. 이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7회 인상(1회 기준 0.25%포인트)할 수 있다는 컨센서스가 굳어지는 기류다.

이데일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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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도매물가 상승률 10% 육박

1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9.7%를 기록했다. 노동부가 2010년 11월 관련 통계를 산출한 이후 가장 높았던 지난해 12월 상승률(9.8%)보다 0.1%포인트 낮다. 사실상 역대 최고 수준에 있는 셈이다.

에너지 물가(28.8%)가 특히 많이 올랐다. 에너지 섹터 내 휘발유(53.3%), 가정 난방유(47.4%) 등은 1년 전보다 폭등했다. 식료품(12.8%) 역시 마찬가지다. 식료품 섹터 내 소고기(43.9%), 계란(40.9%), 가공 영계(27.5%), 곡물류(22.0%), 유제품(12.3%) 등은 두자릿수 이상 올랐다. 일상에 필요한 필수품을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이 폭등하고 있다는 뜻이다.

PPI 상승률은 지난해 1월만 해도 1.6%에 불과했으나, 1년간 급격하게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노동력 부족이 만연하고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한 데다 에너지 가격까지 치솟는 직격탄을 맞았다.

전월과 비교한 PPI 상승률은 1.0%로 나타났다. 0.4%를 기록했던 지난해 12월보다 높아졌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0.5%)를 큰 폭 상회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월가 일각에서는 올해 2분기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완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이를 무색하게 하는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올해 1월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9% 뛰었다. 시장 전망치(0.4%)를 웃돌았다. 1년 전과 비교한 근원 PPI 상승률은 6.9%를 기록했다.

PPI는 생산자의 판매가격에 의한 물가지수를 말한다.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소매물가라고 하면, PPI는 도매물가 격에 해당한다. 1월 CPI 상승률이 7.5%까지 오른데 이어 PPI의 경우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는 더 커질 전망이다. 기업들은 오르는 비용 부담을 소비자 판매가격에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내놓은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엠파이어지수)에 그대로 나타났다. 뉴욕 연은에 따르면 엠파이어 지수 내 가격수용지수가 54.1로 전월(37.1) 대비 급등했다. PPI 상승과 궤를 같이하는 지표다. 엠파이어 지수가 3.1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1.0)를 하회한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뉴욕 연은은 예상에 못 미친 엠파이어 지수를 두고 “긴 배송 시간과 높은 물가 등 여러 부정적인 요인들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연 7회 금리 인상론 월가 대세로

상황이 이렇자 연준은 긴축 속도를 예상보다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3월 15~16일)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로 자리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3월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57.9%를 기록했다.

월가의 한 채권 어드바이저는 “올해만 기준금리를 6~7회 정도 올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라며 “당초 예상보다 확연히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FOMC 정례회의는 3월을 포함해 총 7번이다. 0.25%포인트 인상을 1회로 볼 경우 거의 매번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파’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공개적으로 올해 7월까지 1.00%포인트 인상론을 주장했는데, 이날 PPI 상승률은 이에 더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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