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와 60%. 한국갤럽 조사(8~10일)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다. 두 후보 모두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34%에 불과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TV광고.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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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비호감 대선’을 돌파하기 위한 두 후보의 전략은 무엇일까. 그 실마리는 15일 처음 공개된 TV광고 영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후보는 자세를 낮추며 ‘유능한 경제대통령’의 면모를 부각시켰다. 반면 윤 후보는 일반 국민을 앞세워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의 TV광고가 각각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TV광고를 연상시킨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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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론 앞세운 李, MB처럼 ‘경제대통령’ 강조
이 후보 첫 TV광고‘이재명의 편지’는 “이재명을 싫어하시는 분들께”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했다. 광고에선 “이재명은 말이 많아서, 공격적이라서, 어렵게 커서, 가족 문제가 복잡해서”라며 단점을 열거한 뒤 “압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해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화면에는 사진작가 강영호씨가 찍은 이 후보의 흑백 사진이 한컷씩 흘렀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선보였던 TV광고 '욕쟁이 할머니편'.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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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를 한껏 낮춘 광고는 “너무나 힘든 코로나 위기극복, 너무나 어려운 경제위기 해결, 누가 더 잘해낼까”란 물음과 함께 ‘유능한 경제대통령, 기호 1번 이재명’이란 슬로건으로 끝맺었다. “(국민의) 닫힌 마음을 먼저 열고 시작한 다음, 왜 우리 후보여야하는지를 차근차근 말씀드리는 과정을 택하자는 판단을 내렸다”는 게 캠프 측 설명이다.
이런 ‘셀프 디스’ 광고는 2007년 대선에서도 한 차례 선보인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TV광고였던 ‘못난이 MB편’이다. “나는 인물이 참 없습니다. 목소리도 좋지 않습니다. 언변도 모자랍니다”로 시작한 이 광고는 “그러나 저에게도 자랑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 손입니다”라는 말로 자수성가했던 삶을 강조했다. 이 광고에도 주로 흑백 사진이 나왔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TV광고.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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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은 이후 히트작으로 꼽히는 ‘욕쟁이 할머니편’ TV광고에서도 “맨날 쓰잘데기 없이 쌈박질이나 하고 지랄이여”, “밥 처먹었으니께, 경제는 꼭 살려라” 같은 말을 들으며 묵묵히 국밥을 먹는다. 이 전 대통령의 슬로건 역시 ‘실천하는 경제대통령, 기호 2번 이명박’이었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이 전 대통령은 당시 BBK 네거티브 공세가 거센 와중에 ‘셀프 디스’를 통해 자신을 낮추고 경제대통령 프레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단순히 정치홍보의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이재명 후보의 첫 광고가 이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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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앞세운 尹, 광고 속 TV 등장은 朴과 같아
윤 후보 광고는 두 편 모두 후보 대신 일반 국민의 모습을 앞세웠다. ‘아이편’에선 걸음마 하는 아이의 모습으로 시작해 “윤석열은 국민께서 키워주셨습니다”라는 내레이션 뒤에 윤 후보가 등장했다. 이후에도 광고엔 택배 노동자, 환경미화원, 소방관, 회사원, 학생, 경찰관, 간호사 등 일반 국민의 모습이 나오는 장면이 더 길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TV광고 '사투리편'.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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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편’에선 쓸쓸한 시장 골목과 괴로워하던 중년 남성의 모습이 먼저 등장한다. 켜놓은 TV에서 윤 후보가 지난해 3월 검찰총장을 사퇴하며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 나오고, 국민들이 TV와 스마트폰에 나오는 윤 후보 발언에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이 반복된다. “국민이 왜 정치인도 아닌 윤석열을 불러낸 것인가를 정확하게 전달하려 했다”는 게 캠프 설명이다.
후보 대신 국민에 초첨을 맞춘 기법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TV광고들과 유사하다. 박 전 대통령 광고 ‘사투리편’은 시장 상인들이 켜놓은 TV에서 박 전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 장면이 나오고, 상인들이 구수한 사투리로 “확 바꿔부러”, “확 바꿔버려 마”라고 외치는 구성이다. 윤 후보 광고 ‘국민편’에 나오는 TV·스마트폰 윤 후보 발언 장면은 이 광고와 매우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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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었던 TV광고 ‘어머니의 나라’ 편에선 45초 동안 젊고 늙은 어머니들의 모습이 동명의 로고송을 배경으로 흘렀다.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은 마지막에 “시작됩니다. 여성 대통령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이라는 음성과 함께 10초 남짓 등장한 게 전부다. 역시 국민을 앞세운 전략이다.
이에 대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후보로서는 다소 거친 검찰총장 이미지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 친화적인 이미지 구축 전략이 TV광고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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