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6일 부산 중구 광복로 입구에 각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청와대를 굿당으로 만들 순 없습니다”

“무당 공화국, 신천지의 나라, 검사 정부 반대합니다”

“술과 주술에 빠진 대통령을 원하십니까”

“신천지 비호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습니다”

이 문구가 들어간 현수막을 대선 기간에 걸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놨다.

16일 선관위에 따르면 최근 선관위는 내부 검토를 토대로 일반 시민이나 시민단체가 “청와대를 굿당으로 만들 순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걸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정 후보자를 유추하게 하면서 해당 후보자에 대한 반대가 포함된 문구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제한된다는 공직선거법에 따라서다.

선관위는 각종 현수막 사용이 가능한지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등의 질의를 토대로 이같이 결정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해당 현수막에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얼굴 사진이 들어간 것도 금지 판단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또 “무당 공화국, 신천지의 나라, 검사 정부 반대합니다”라는 문구 역시 일반 시민이나 시민단체가 현수막에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사 정부 반대’라는 문구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등 특정 후보에 대한 반대 표현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위 문구들이 적힌 현수막을 정당에서는 걸 수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정당은 선거운동 기간에 운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술과 주술에 빠진 대통령을 원하십니까”, “신천지 비호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은 정당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 시민단체 모두 걸 수 있다. 불가능하다고 결론이 난 사례와 다르게 특정 후보자에 대한 반대 표현이 명시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해 10월 선관위는 국민의힘에 이런 현수막의 가능‧제한 여부를 알린 적도 있다.

당시 선관위는 “이재명 경기지사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촉구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라는 현수막은 사용이 제한된다고 알렸다.

반대로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이름만 빠진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라는 현수막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