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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러시아 쳐들어올지도 모르는데…미국 만류에도 해외로 떠난 우크라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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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출처 : 연합 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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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침공 위기에 몰린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측 만류를 무시하고 자국을 떠나 해외에서 외교전을 펼쳤다. 전쟁 임박 신호가 잇따르는 가운데 최고 군통수권자가 자리를 비운 데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이 적지 않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경제가 붕괴하고 영토 일부가 점령된 뒤 당신들의 제재는 필요 없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즉각적인 제재를 요구했다.

미국, 영국 등 서방 지도자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며 러시아에 대한 강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의 수장도 자리를 비우고 외교전에 뛰어든 것이다.

앞서 미국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하지 말 것을 당부한 바 있다. 미국 언론 CNN은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측에 러시아 침공 가능성을 감안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떠나지 말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측은 긴박하게 돌아가는 러시아군의 움직임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주했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 군사적 긴장 고조로 우크라이나로 돌아오는 항공편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 등을 우려했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국을 떠나는 게 현명한가라는 질문에 "그것은 우크라이나 지도자가 내리는 판단"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비공개 대화를 통해 이같은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측도 이같은 비난을 의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보좌관은 "우크라이나의 운명은 우크라이나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면서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의 상황은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 외교전을 중단하면 이들 전선에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는 현재 19만명 가량의 러시아군이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등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방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반군 공격을 명분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양측의 휴전을 감시하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이 지역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포격전 등으로 휴전협정(민스크 합의) 위반 사례가 지난 18일 1500여 건 발생한 데 이어 19일에는 2000여 건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코미디언 출신으로 시사 드라마의 인기를 타고 지난 2019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대통령궁 실장과 국가정보국장도 각각 영화제작자와 시트콤PD 출신이다. 러시아 침공 우려가 커지면서 젤렌스키 내각에 대한 외교적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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